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은 12일 “지난해 2분기 유난히 물가가 낮았다”며 “올해 2분기는 일시적으로 물가 상승률이 높게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소비자물가 등이 계속 상승세를 보이면 최근 떠오른 ‘인플레이션 공포’에 금융시장이 금리 상승 등으로 요동칠 가능성이 높자 선제적으로 나섰다는 분석이다.
김 차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정책점검회의 겸 5차 물가관계차관회의’에서 국제 곡물 가격 동향 및 대응 방향에 대해 “글로벌 수요 회복 기대와 세계 각지의 기상이변으로 유가·원자재·곡물 등의 가격 상승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세계 식량 가격지수는 지난해 7월 93.9에서 지난 2월 116.0으로 9개월 연속 상승하는 등 국제 곡물가 강세가 지속되고 있다. 이 때문에 빵과 식용유 등 일부 가공식품 가격이 인상됐고 사료값도 추가 상승 압력이 존재한다.
김 차관은 “농산물유통공사(aT), 관련 업계 등으로 구성된 민관 합동 협의체를 중심으로 국제 곡물 가격 동향과 수급 관련 위험 요인 등에 선제 대응할 수 있게 밀착 점검할 것”이라며 “해외 공급망 활용과 민간 전문 업체에 금융 지원, 중장기 국가식량계획 수립 등 식량 자급 기반 확충에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인플레이션 압력을 수차례 경고해온 김 차관은 이날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크게 늘어난 유동성, 백신 접종에 따른 경기 개선 기대감 등의 영향으로 주요국들의 기대 인플레이션이 상승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다만 “조류 인플루엔자(AI), 겨울 한파가 쌀·계란·대파·양파 등 농축산물 가격에 악재로 작용해 최근 식료품 가격 상승률이 높게 나타났다”면서도 “AI 확산세 둔화, 수확기가 다가오는 계절적 특성 등을 감안하면 밥상 물가는 점차 안정화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세종=황정원 기자 garden@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