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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널] ESG경영 속도내는 현대重그룹…현대건설기계도 지속가능 채권 발행

내달 500억 규모 3년 단일물 수요예측

현대重그룹 계열사 친환경 투자 자금 확보 속도

'A-' 저신용 회사채, 고금리에 러브콜 쏟아질 듯





현대건설기계(267270)가 첫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채권을 발행한다. 연초부터 ESG 경영을 강조하고 있는 그룹의 영향을 받아 친환경 시설 투자 자금을 마련할 계획이다.

1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기계는 다음 달 500억 원 규모의 지속 가능 채권을 발행해 투자 자금을 조달한다. 만기는 3년 단일물로 KB증권과 미래에셋대우가 주관 업무를 맡았다. 수요가 많이 모이더라도 증액 발행은 하지 않는다.

지속 가능 채권은 친환경 프로젝트에 투자하는 녹색 채권과 일자리 창출, 중소기업 등을 지원하는 사회적 채권의 성격이 결합된 ESG 채권의 일종이다. 현대건설기계는 이번에 조달하는 자금을 에너지 절약, 환경오염 저감에 기여하는 친환경 건축물 구축과 수소 지게차·굴착기 개발 투자 등에 사용할 예정이다. 협력 업체들에 결제 대금을 조기 지급할 계획도 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올해 ESG 경영을 본격화하면서 연초 관련 조직을 구성하고 가삼현 한국조선해양 사장을 최고지속가능경영책임자(CSO)로 선임했다. ESG 채권 발행이 없었던 주요 계열사들도 올해 대규모 녹색 채권 등을 발행하며 친환경 투자를 위한 자금 조달에 주력하고 있다. 연초 시장을 찾은 현대오일뱅크가 4,000억 원을 조달했으며 기업공개(IPO)를 앞둔 현대중공업도 친환경 조선 인프라 구축을 위해 이달 3,000억 원 규모의 ESG 채권을 발행했다.

저신용 등급 회사채에 대한 시장의 투심이 뜨거운 점을 감안하면 자금 조달 비용을 크게 줄일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건설기계는 지난해 5월에도 채무 상환 자금과 일부 운영 자금 조달을 위해 시장을 찾았지만 1,500억 원 가운데 50억 원어치 주문만 받아 대거 미달을 냈다. 그러나 올해는 상황이 다르다. 회사의 신용 등급은 A-로 낮아 일반적인 기관투자가들이 잘 담지 않는 물건이지만 시장 금리가 역대 최저 수준으로 낮아지면서 수익을 낼 수 있는 고금리 회사채를 담는 곳들이 늘었기 때문이다.

전날 기준 A-급 회사채의 평균 금리는 3.28%로 지난해 같은 날 2.94% 대비 34bp(1bp=0.01%포인트)나 높다. IB 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AA급 회사채들의 금리가 사상 최저로 떨어지면서 절대 금리 매력이 높은 저신용 회사채들을 찾는 수요가 늘었다”며 “특히 현대건설기계는 현대중공업 계열사로 비교적 안전한 물건이고 향후 두산인프라코어(042670)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여지도 있어 증권사 리테일(개인) 수요나 일부 기관들의 주문이 많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민경 기자 mk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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