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재택근무가 일상화되면서 궐련형 전자담배가 때아닌 호황을 누리고 있다. 코로나19로 건물의 흡연장소가 대부분 폐쇄된데다 재택근무가 많아지면서, 비교적 냄새가 덜한 궐련형 전자 담배가 인기를 얻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8일 담배·유통업계에 따르면 국내 담배시장에서 궐련형 전자담배 점유율은 지난 1월 첫째 주 15.1%를 기록하며 2019년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2월 중순 점유율 역시 14.7%로 15% 안팎을 유지하고 있다. 궐련형 전자담배 점유율은 지난 2019년 15%에 육박하며 궐련형 전자담배가 본격 도입된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으나 2019년 가향 액상형 전자담배 유해성 논란 속에 궐련형 전자담배 역시 지난해에는 10%까지 떨어졌다.
궐련형 전자담배 점유율은 겨울철 추운 날씨 영향으로 소폭 오르는 경향은 있지만 2월까지 점유율 상승이 이어지는 것은 이례적이라는 게 업계의 평가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실내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어난 소비자들이 비교적 담배가 덜한 담배 제품을 찾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담배업계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액상형 전자담배 논란으로 궐련형 전자담배 역시 덩달아 시장이 위축됐으나 지난해 7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아이코스를 '위험저감 담배제품'으로 인가하면서 판매량이 다시 반등하는 분위기"라며 "또 코로나19로 실내 생활이 늘면서 궐련형 전자담배를 찾는 수요도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전자담배 제조 업체들도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KT&G는 지난해 궐련형 전자담배 '릴 솔리드 2.0', '릴 하이브리드 2.0'을 출시하며 꾸준하게 신제품을 내고 있다. 릴 하이브리드는 하루 평균 많게는 1,000대 기기가 팔릴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KT&G는 최근에는 ‘릴 하이브리드 2.0’ 기기를 편의점에서 렌탈(대여)할 수 있도록 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BAT코리아는 지난해 11월 궐련형 전자담배 글로의 장기 임상시험 연구분석 결과를 비롯해 궐련형 전자담배 위해성 과학연구 성과를 발표했고 올해에는 글로 프로 출시 1주년을 맞아 최신 기기를 최대 90% 할인하는 대대적인 온라인 프로모션을 펼쳤다. 한국필립모리스는 기존 아이코스 기기를 반납하면 최신 제품을 대폭 할인해주는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한편 액상형 전자담배에 붙는 세금이 일반 담배 수준으로 오르면 액상형 전자담배 수요가 궐련형 전자담배로 더욱 몰릴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현재 액상형 전자담배에 붙는 세금은 일반 담배 대비 절반 정도다. 담배 업계 관계자는 "액상형 전자담배에 붙는 개별소비세를 현재 1㎖당 370원에서 740원으로 인상하는 개별소비세법 개정안은 이미 국회에 제출되면서 그 수요가 궐련형 전자담배로 넘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김보리 기자 boris@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