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에 온라인으로 주문하는 음식 배달 시장이 지난해 17조 원 규모로 3년새 6배 이상 커졌다. 외출과 회식을 자제하고 집에서 배달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음식을 주문해 먹는 일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다만 배달 시장 급성장 속에서도 수수료를 둘러싼 갈등은 여전해 논란이 일고 있다.
2일 통계청에 따르면 온라인 주문으로 이뤄지는 음식 서비스 거래액은 지난해 17조 4,0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78.6% 늘었다. 이는 집계를 시작한 지난 2017년 2조 7,000억 원과 비교하면 6.4배 증가한 수준이며, 지난 2019년 9조 7,000억원의 2배 가까이 될 정도로 특히 지난해 시장이 급성장했다.
그동안에도 음식 배달 시장은 꾸준히 성장해 왔지만 코로나19가 그 속도를 더욱 빠르게 하는 계기가 됐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앞으로도 영업시간 제한 등의 방역 규제를 받는 음식점들이 배달로 눈을 돌리고 소비자들의 수요도 커지면서 음식 배달 시장이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실제 배달 플랫폼 업체인 배달의민족, 요기요, 쿠팡이츠에 입점하는 업체와 이용자 수가 대폭 늘었으며 배달 음식도 치킨, 피자 등에서 커피, 빵, 아이스크림 등 디저트까지 확대됐다.
다만 시장의 급성장 속에서 부작용도 커지고 있다. 배달기사(라이더)에게 지급하는 수수료 논란이 대표적이다. 이날 업계 3위인 쿠팡이츠는 라이더에게 지급하는 기본 단가 수수료를 3,100원에서 2,500원으로 600원 인하했다. 쿠팡이츠는 배달 기피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기본 수수료를 줄이는 대신 상황에 따른 거리 할증 지급을 더욱 유연하게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쿠팡이츠 라이더들은 이날 쿠팡이츠가 원거리 할증 수수료까지 별도 공지 없이 인하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지난해 11월 공지됐던 거리비례제에 따르면 일정 거리를 기본료 구간으로 정하고 각 100m씩 늘면 배달료가 100원씩 늘어나는 방식이었다. 그러나 이날부터 이 할증 수수료도 100원에서 70원으로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한 라이더는 "고객센터에 문의하니 AI가 배송 난이도에 따라 정산하는 것으로 기존에 할증 체계는 의미가 없어졌다"고 말했다며 "자세한 내용은 내부 규정상 확인이 불가하다는 답변만 돌아왔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쿠팡이츠 관계자는 "거리당 할증 체계가 아닌 상황에 따라 할증 금액을 최대 1만 원까지 추가 지급한다"며 "원거리 배달에 더 많은 혜택이 돌아갈 수 있게 할증 체계를 개편했다"고 밝혔다. 이같은 수수료 논란은 계약서 상 기본 단가 외에 할증, 보너스 수수료를 명시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더욱 커지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공정거래위원회에서 계약서를 시정했지만 해당 문제는 반영되지 않았다"면서 "각종 수수료가 실질적인 급여인만큼 명확한 기준 공개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박민주 기자 parkm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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