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병원을 투자 개발, 운영하는 차병원그룹 계열사인 차헬스케어가 국내 상장을 위한 주관사 선정에 나섰다. 상장에 성공하면 국내에서 개인투자자나 기관이 증시를 통해 해외 병원에 투자하는 첫 사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달 2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차헬스케어는 주요 증권사에 입찰 제안 요청서를 발송했고 일부 증권사의 제안서를 검토하고 있다. 차헬스케어는 유럽과 러시아·동남아로 병원 투자 지역을 확장하고 의료 빅데이터 사업을 추가하는 등 사세를 키우기 위해 내년까지 상장한다는 목표다.
국내법에는 영리법인이 의료 기관을 운영하는 영리 병원이 허용되지 않는다. 국내의 영리법인이 해외 병원을 투자 개발해 운영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대부분 자본의 규모가 작아 성공하지 못했다. 차헬스케어는 국내에서는 첫 영리 병원 상장이면서 주요 자산이 해외에 있는 것이어서 국내에 기업 가치 등을 비교할 경쟁사가 없다. 국내에는 낯선 영역이어서 차헬스케어와 주관사가 이 점을 어떻게 풀어갈지가 상장 성공의 관건으로 보인다.
차헬스케어는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한 미국 종합병원을 중심으로 싱가포르와 호주에 각각 40개, 8개의 개인 병원을 운영하고 있다. 국내에서 명성을 쌓은 불임 치료와 임상 시험 중인 세포 치료제를 이들 병원을 통해 전파하겠다는 게 중장기적인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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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헬스케어가 2004년 인수한 미국 할리우드 장로 병원은 국내 의료 법인의 해외 진출 1호 종합병원이다. 로스앤젤레스 최대의 민간 영리 병원으로 산부인과 분야에서 입지를 구축했다. 지난해 3분기까지 3,670억 원가량의 매출을 올렸는데 당기순이익은128억 원이며 미 정부로부터 저소득층을 위한 보조금이 증가하는 추세다. 2018년에는 매출 3,204억 원과 당기순이익 175억 원, 2019년에는 매출 3, 616억 원 당기순이익 110억 원을 기록했다.
나머지 지역에서는 아직 투자 기간이 짧아서 미국처럼 대규모 수익을 거두지는 못하지만 성장세에 있다고 차헬스케어는 강조했다. 차헬스케어는 싱가포르와·호주에 개인 병원을 거느린 지주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앞으로 유럽과 베트남에 일반 병원을 투자 개발할 예정이다. 그 밖에 의료 빅데이터 사업을 확충하기 위해 서울대 등 관련 기관에서 의료와 데이터 관련 인력도 영입하고 있다.
/임세원 기자 wh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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