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담배 회사가 수입 원재료 사용에 대한 상표권 사용료(로열티)를 과세 가격에 포함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낸 소송에서 법원이 ‘로열티 중 일부를 분리 과세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박양준 부장판사)는 한국필립모리스가 “관세와 부가가치세·가산세 등 모두 98억여 원을 부과한 처분을 취소하라”며 서울세관장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최근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관세청은 지난 2017년 3월 한국필립모리스에 관세 34억여 원, 부가가치세 37억여 원, 가산세 26억여 원을 부과했다. 한국필립모리스는 담배 원재료를 본사에서 수입해 담배를 생산한다. 서울세관은 한국필립모리스가 본사에 낸 로열티가 사실상 영업 비밀을 사용하는 대가라고 보고 세금을 부과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로열티 일부는 담뱃잎 등 영업 비밀을 이용하는 대가”라면서도 해당 과세는 취소돼야 한다고 봤다. 로열티 중 영업 비밀 이용의 대가로 볼 수 있는 것은 일부에 불과한데 서울세관이 전체에 대해 세금을 매긴 것이 잘못이라는 지적이다.
재판부는 “로열티는 영업 비밀뿐 아니라 완제품인 담배에 부착될 상표에 관한 권리에 대한 대가로 제공됐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로열티 중 상표권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에서 담뱃잎 등에 관한 권리 사용료를 분리해서 (세금을) 산정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이희조 기자 lov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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