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국내 증시도 미국 국채 금리 상승 영향을 고스란히 받았다.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8%(86.74포인트) 급락한 3,012.95에 장을 마감했다. 최근 사흘간 하루 평균 90포인트가량이 오르고 내리는 극심한 변동성을 보이는 등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그대로 증시에 반영됐다. 장 중 한때 3% 넘게 지수가 하락하면서 2,990선이 무너지기도 했지만, 장 막판 저가 매수세가 다시 유입되면서 낙폭이 줄었다. 외국인이 이날 2조8,305억원어치를 팔아 치우며 역대 최대 규모의 순매도를 기록했다. 이에 개인은 3조7,667억 원어치 주식을 순매수했지만, 낙폭을 줄이는 데 만족해야 했다. 한지영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경기 회복기 금리 상승은 자연스럽지만, 상승 속도가 부자연스러운 상황에 직면했다는 것이 시장 불안을 유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채권 시장도 약세를 보였다. 금융투자협회에 이날 한국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7.6bp(1bp=0.01%) 오른 연 1.96%에 거래를 마쳤다. 금리 상승폭으로 따지면 지난해 3월 23일(10.7bp) 이후로 가장 크다. 한국 국고채 3년물 금리도 전날보다 2.5bp 상승한 연 1.02%에 마감했다. 국고채 장단기 금리 차는 0.94%까지 확대되면서 2011년 1월 이후 가장 큰 수준으로 벌어졌다. 시장 전문가들은 당분간 국내 금리는 미국 동향에 따라 흔들릴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우려하고 있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 기대 물가상승률 지표 상승세가 꺾였다는 점에서, 앞으로도 기대 물가 수준이 안정적으로 유지된다면 시장에선 당연히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조치에 나설 것으로 생각하게 될 것”이라며 “비록 한국은행에서 금리 안정에 대해 의식하는 모습이긴 하지만 연준에서 추가적인 조처를 하지 않는다면 그 역할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해석했다.
/박성호 기자 junpark@sedaily.com, 심우일 기자 vit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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