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을 위한 ‘5인 이상 집합 금지’가 설 연휴에도 이어지면서 상차림 배달 서비스 수요가 늘고 있다. 많은 사람이 한자리에 모일 수 없는 만큼 직접 명절 음식을 준비하는 것보다 배달 서비스를 이용하는 편이 부담이 적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이번 설 연휴 기간 삼 남매를 대표해 고향을 찾기로 한 전 모(56) 씨네는 상차림 배달 서비스를 이용하기로 했다. 전 씨는 “명절인 만큼 다양한 음식을 준비해야 하는데 모이는 사람이 줄어 재료값이 부담으로 작용했다”며 “1인당 1만 원대에 갈비와 코다리·전 등을 즐길 수 있는 서비스가 있어 이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당일치기로 고향에 다녀오기로 한 맏며느리 박 모(53) 씨도 올해 처음 상차림 서비스 업체를 찾았다. 박 씨는 “그동안 근처 재래시장에서 장을 본 뒤 연휴 기간에 일가친척이 먹을 음식을 만들었지만 올해는 우리 가족 식사만 고민하면 된다”며 “한 끼만 해결하면 되니 배달 서비스가 합리적일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종교 행사, 기업 행사 등을 위주로 판매를 이어오던 업체들도 ‘4인 모임’을 겨냥한 메뉴를 출시하는 등 이 같은 수요에 발맞춰 움직이고 있다. 온라인 상거래 업체를 통해 2년 전부터 상차림 서비스를 제공해 온 조 모 씨는 “지난 설 연휴 때보다 많은 물량을 준비했음에도 판매 개시 3분 만에 모두 매진됐다”며 “3~4인분, 4~8인분 주문이 주를 이룬 것으로 보아 집합 금지 영향이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차례상 음식을 배달하는 경우도 많아지고 있다. BGF가 운영하는 푸드마켓 ‘헬로 네이처’는 지난 1~8일 설 명절 상차림 배달 매출이 지난해 설 연휴를 앞둔 같은 기간 대비 1.8배 늘어났다고 밝혔다. 전류의 경우 매출이 1.7배 올랐으며 국·탕류와 반찬류도 각각 1.9배, 1.4배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명절 음식을 직접 준비할 경우 여성들은 식사 때를 제외하고 가족들과 대화할 시간이 많지 않다”며 “전통적인 유교 가치보다 가족과 시간을 보내는 일에 가치를 두는 사람이 늘면서 상차림 수요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통시장도 명절을 맞아 음식 배달 서비스를 시행하는 등 외연 확장에 나서고 있다. 서울 종로구 광장시장에서 전류를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업체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명절 때마다 온라인 배달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민구 기자 1min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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