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세대(1990년대 중반에서 2000년대 초반에 걸쳐 태어난 세대)는 세뱃돈을 받으면 어디에 쓸까. 중고라도 명품을 '플렉스'하는 이들의 소비 성향은 세뱃돈 활용법에도 고스란히 나타났다.
9일 중고거래 애플리케이션(앱) 번개장터에 따르면 지난해 설 연휴 3일차 당시 25세 미만의 이용자는 설 연휴 7일전 대비 2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5세 미만 이용자들은 설 연휴 2일차부터 늘기 시작하더니 연휴 3일차에 가장 많이 찾았다.
이들이 가장 많이 검색한 키워드는 명품 지갑, 후드티, 게임기, 에어팟 등으로 나타났다. 특히 명품 지갑에 대한 검색이 크게 증가했는데 '톰브라운 카드지갑' 검색량은 12배, '구찌 스네이크 반지갑' 검색량은 4배 늘며 큰 폭으로 증가했다. 이밖에 몽블랑, 고야드, 발렌시아가 지갑 등도 검색량이 2배 이상 늘었다. 곽호영 번개장터 패션·라이프스타일 사업팀장은 "카드지갑은 수백만 원 이상을 호가하는 가방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해 Z세대에게 입문용 명품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의류 관련 상품 중에서는 조거 팬츠와 후드집업으로 Z세대 사이에서 인기를 끈 ‘나이키 테크팩’ 검색어가 64% 증가했으며 바람막이의 한 종류인 ‘나이키 윈드러너’는 124% 늘었다. 프리미엄 브랜드인 스톤아일랜드·몽클레어·오프화이트 후드집업 또한 검색량이 2배 이상 증가했다. 디지털 기기 중에서는 ‘에어팟 프로 미개봉’ 검색량이 10배 가까이 뛰었으며, 뛰어난 음질과 노이즈 캔슬링 기능으로 알려진 소니 블루투스 헤드폰 ‘WH-1000XM3’의 검색 또한 약 5배 늘어났다. ‘닌텐도 스위치’와 ‘플스4(플레이스테이션 4)’을 검색량은 각각 98%, 6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곽 팀장은 "전체적으로 검색 수치와 거래 건수가 동시에 증가한 품목들은 대체적으로 고급 브랜드 상품들이었다"며 "평생 소유의 개념이 아니라 경험 후 재판매를 고려한 구매가 Z세대의 소비 성향 중 하나로 자리 잡은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박민주 기자 parkm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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