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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 "역세권 고밀개발 실현 어려워"

용적률 최대 700%로 높인다지만

이미 일조권 침해 등 민원 쏟아져

서울시 세부 운영기준 마련 착수

실제 허용 용적률 크게 낮아질 듯

전문가 "민간 재건축 활성화해야"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이 4일 공급대책을 발표하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




막이 오른 서울 등 대도심권 역세권 고밀개발에 대해 지방자치단체와 전문가들이 벌써부터 부작용을 우려하고 있다. 역세권 고밀개발은 용도지역 변경을 통해 용적률을 상향시키는 것이 핵심이다. 지난해 ‘8·4 공급대책’에서 방안이 나왔으며 이번 ‘2·4 공급대책’에서 세부 윤곽이 확정됐다.

역세권 고밀개발은 이미 역세권 청년주택 등의 정책을 통해 일부 현장에 적용되고 있다. 문제는 해당 지자체들이 난개발이 될 수 있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는 점이다. 건축 규제 완화 최종 승인권이 지자체에 있는 만큼, 각종 인허가 과정을 거치면서 역세권 실제 허용 용적률은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 역세권 고밀개발, 세부 기준 수립한다 = 7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역세권 고밀주거 복합개발 지구단위계획 운영기준’을 수립 중이다. 이는 정부가 지난해 발표한 ‘8·4 공급대책’ 후속 조치로 지난 1월 도심 주택 공급 활성화를 위해 도심 역세권 용적률을 최대 700%까지 올리는 내용의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시행령’ 일부 개정안을 국무회의에서 의결한데 따른 것이다. 정부 개정안의 주요 내용은 기존에 준주거·준공업·상업지역에만 적용할 수 있던 복합용도 개발을 역세권 일반주거지역까지 확대하고 일반주거지역 최대 용적률도 최대 500%에서 700%로 올리는 것이다. 제도 시행은 오는 4월부터다.

정부가 내놓은 방안에는 역세권의 정의와 면적 정도의 기준 밖에 없기 때문에 실제 적용을 위해서는 더욱 구체적인 적용방안이 필요하다. 서울시가 만드는 역세권 고밀주거 복합개발 지구단위계획 운영기준이 바로 그것이다.



그런데 운영기준 마련 논의에 참여하는 전문가들이 용적률 완화로 인한 주택 공급효과보다 부작용을 훨씬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 관계자는 “주변 지역의 일조권과 조망권 침해 등을 우려하는 전문가들의 목소리가 높다”며 “역세권 범위와 최소 면적 등의 기본적인 기준을 충족하더라도 구역 인근 지역이 저층 주거지일 경우에는 용적률 700%를 허용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최대한 주변에 지역에 피해가 가지 않도록 제도를 운영할 것"이라고 전했다.

저층주택 밀집지역인 서울 용산구 후암동 일대의 모습./오승현 기자


◇ 역세권 청년주택 고밀개발, 지자체 우려 = 실제로 역세권 고밀 개발에 대한 불만은 이미 곳곳에서 터져나오고 있다. ‘역세권 청년주택’에 대해 최근 서울시 구청장들이 집단으로 이의를 제기한 것이다. 역세권 청년주택은 청년들을 위한 임대주택을 제공하는 대신 1,000%에 가까운 용적률을 받을 수 있다. 구청장들은 과도한 고밀개발로 일조권과 조망권 침해, 주차난 등으로 민원이 쏟아지고 있다며 역세권 범위를 축소하고 주변 건축물 대비 평균 층고를 2.5배 이하로 유지할 것을 요구했다. 서울시는 자치구와의 협의를 통해 역세권 청년주택 혜택을 줄이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현실을 고려하면 서울시가 적극적으로 역세권 고밀 개발을 허용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정부는 지난 2·4 공급 대책에서 역세권 도심공공주택복합사업을 통해 무려 12만 3,000가구를 공급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 중 서울시 물량은 7만8,000가구로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한 정비업계 전문가는 “정부가 공급대책을 통해 83만6,000가구를 공급하겠다고 밝혔지만 역세권 고밀개발에서 볼 수 있듯 실현 여부를 장담할 수 없는 것들이 많다"며 “결국 도심에 주택 공급을 하는 가장 빠른 방법은 민간 재건축 활성화가 답”이라고 지적했다.

/박윤선 기자 sepy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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