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상증자를 진행 중인 한화솔루션(009830)의 신주인수권(한화솔루션 47R) 거래 첫 날 장중 신주인수권이 실제 주식 현물보다 비싸게 거래됐다. 아직 유상증자 확정 발행가액이 나오지 않은 만큼 한화솔루션의 주가가 계속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무위험 차익(arbitrage)을 노린 투자 수요가 몰린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5일 한화솔루션은 전 거래일보다 3,600원(7.11%) 오른 5만 4,2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한화솔루션이 강세를 보인 이유로는 신주인수권인 한화솔루션 47R의 급등 영향이 컸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한화솔루션은 태양광·그린수소 부문 투자를 늘리기 위해 1조 4,0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 계획을 발표한 바 있고 기존 주주 등을 대상으로 이 유상증자에서 나오는 새 주식을 받을 수 있는 권리(한화솔루션 47R)를 교부했다. 한화솔루션 47R은 오는 15일까지 5영업일 동안 시장에서 거래할 수 있다. 15일이 지나도 이 신주인수권을 팔지 않으면 자동으로 유상증자 참여 권리를 받게 된다.
특이한 점은 한화솔루션 47R이 첫 거래일인 지난 5일 장 중 본주보다 비싼 가격에 거래됐다는 것이다. 한화솔루션 47R의 가치는 신주 (예상) 발행 가액에 시장 거래 가격을 합산해서 따지게 된다. 신주인수권을 보유하지 않은 투자자가 유상증자에 참여하려면 한화솔루션 47R을 사야하기 때문이다. 한화솔루션의 1차 발행 가액은 4만 4,900원이다. 그런데 한화솔루션 47R의 시장가는 장이 열리자마자 8,000원에서 2만 450원까지 치솟았다. 장중 한때 한화솔루션 47R의 가치가 6만 5,350원까지 올라간 것이다. 장 후반 가격이 하락하면서 종가는 1만 250원이었지만 종가 기준으로 봐도 한화솔루션 47R의 실제 가치(5만 5,150원)가 본주(5만 4,200원)보다 높다. 한화솔루션 신주인수권을 사는 것보다 본주를 사는 것이 더 유리한 상황인 셈이다. 한 투자자는 “유상증자 예정 가격과 신주인수권 거래가를 합친 값이 본주 시가보다 높은 것은 이례적”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일각에선 한화솔루션의 장기적인 주가 상승을 기대하고 신주인수권 거래에 뛰어들면서 한화솔루션 47R이 고평가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아직 신주 발행가액이 확정되지 않은 만큼 한화솔루션의 강세를 예상하고 차익을 겨냥한 투자자들이 몰렸다는 의미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목적은 시가보다 더 싼 가격에 신주를 받기 위해서다”라며 “최근 신재생에너지 관련 테마가 주목을 받으면서 한화솔루션에 돈이 몰린 결과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심우일 기자 vit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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