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전기자동차 배터리 시장이 달아오르고 있다. 기후변화 대응을 강조해온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 출범과 유럽의 친환경 정책 드라이브가 맞물리면서 올해 폭발적인 성장이 예상된다. 중국 역시 친환경 자동차 확대를 목표로 일사불란하게 규모의 경제를 일으키고 있다.
국내 배터리 3사(LG·삼성·SK)는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 점유율 34.7%(2020년 기준·SNE리서치)를 확보하고 있지만 ‘역대급’ 발주가 쏟아지는 올해 수주 실적에 따라 업계의 판도가 요동칠 수 있어 긴장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K배터리가 지속 성장하기 위한 3대 요소로 초격차 기술, 대규모 생산 능력 구축, 안정적 원재료 확보를 꼽았다.
1일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는 ‘테라와트시(TWh)’ 단위의 발주가 쏟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폭스바겐그룹 산하 완성차 브랜드에서만 총 400기가와트시(GWh) 등 업계에서는 올해 전 세계적으로 배터리 입찰 물량이 최소 1.4TWh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이는 단순 계산으로 지난해 전 세계 전기차의 배터리 탑재량 142.8GWh의 10배에 달하는 엄청난 규모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배터리 시장 성장의 원년인 올해 수주 성적표가 K배터리의 향후 몇 년간 위상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 기업들은 선제적인 증설에 나서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오는 2023년까지 현재의 2배가 넘는 260GWh까지 생산 능력을 늘릴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은 그간의 선(先) 수주, 후(後) 건설 전략을 접고 2025년 125GWh까지 생산 능력을 늘릴 예정이다. 삼성SDI도 유럽 거점을 중심으로 지속적인 증설에 나설 계획이다.
선양국 한양대 에너지공학과 교수는 “고부가 제품인 하이니켈 배터리의 비중을 늘리는 동시에 전고체 등 차세대 배터리 기술 확보를 통한 초격차 전략이 필수적”이라며 “이와 함께 니켈·리튬 같은 배터리 핵심 소재를 안정적으로 공급 받을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재영 기자 jyha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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