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생활건강(051900)이 경쟁사 아모레퍼시픽을 제치고 ‘K-뷰티’ 왕좌의 자리에 오를 전망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인한 뷰티 업계 불황에도 불구하고 ‘후’로 대표되는 럭셔리 화장품 브랜드들이 해외에서 양호한 실적을 거뒀다. 또 화장품·생활용품(HDB)·음료(리프레시먼트)로 구성된 차석용 부회장의 ‘삼각편대 포트폴리오’가 디지털 역량에 집중하면서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LG생활건강은 지난해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1% 성장한 7조8,445억 원, 영업이익은 3.8% 증가한 1조2,209억 원을 기록했다고 27일 공시했다. 당기순이익도 같은 기간 3.2% 증가한 8,131억 원을 달성했다. 코로나19 여파에도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16년 연속 성장세를 이어간 것이다.
특히 지난해 4분기에는 역대 4분기 중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0%, 6.3% 증가한 2조944억 원, 2,563억 원이었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한 극심한 경제 활동 위축에도 불구하고 사업을 시작한 이래 처음으로 뷰티·생활용품·음료 3개 사업 부문이 모두 국내 시장에서 업계 1위를 달성하는 성과를 거뒀다”고 밝혔다.
이 같은 성과를 낸 1등 공신은 심각한 환경 악화에도 불구하고 양호한 실적을 낸 화장품 사업 부문으로 4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0.9% 감소한 1조 3,245억 원이었지만 영업이익은 5.4% 증가한 2,254억 원을 달성했다. 코로나19 이후 올해 처음으로 전년 동기 대비 분기별 영업이익이 증가세로 전환한 것이다. 그 결과 LG생활건강의 지난해 화장품 부문의 연간 매출은 전년 대비 6.1% 감소한 4조4,581억 원, 영업이익은 8.3% 줄어든 8,228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아모레퍼시픽 그룹의 증권가 전망치인 연간 매출 4조4,272억 원, 영업이익 1,581억 원보다 높은 수치다.
럭셔리 화장품 브랜드 ‘후’의 4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9% 증가했고, ‘오휘’는 고가 라인인 ‘더 퍼스트’의 인기에 힘입어 같은 기간 37% 성장했다. 특히 중국에서 지속적으로 투자해온 디지털 채널이 성과를 거두며 중국 화장품의 4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41%, 연간 21% 증가했다. 특히 지난해 11월 진행된 중국 최대 쇼핑 행사인 ‘광군제’에서 후·숨·오휘·빌리프·VDL·CNP 등 6개 럭셔리 화장품 브랜드 매출이 전년 대비 174% 신장하는 성과를 거뒀다.
홈케어와 데일리뷰티 등 생활용품 사업 부문은 높은 성장률을 바탕으로 실적 성장을 크게 견인했다. 생활용품 부문은 연간 매출 1조8,733억 원, 영업이익 2,053억 원을 달성하며 전년 대비 각각 25.9%, 63% 성장했다. 모발 관리 브랜드 ‘닥터그루트’와 바디케어 ‘벨먼’ 등 차별화된 고급 브랜드에 집중하고, 디지털 채널을 활용해 e커머스(전자상거래) 마케팅 활동을 강화한 결과다. 특히 직영몰 확대, 온라인 마케팅 강화, 라이브 방송 판매 등 덕분에 다양한 브랜드들이 고성장세를 지속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이밖에 음료 사업 부문도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각각 4.3%, 26.2% 성장한 1조 5,132억 원,1,928억 원을 기록했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연말 외부 활동이 제한되는 등 사업 환경이 어려웠음에도 주요 브랜드들이 온라인뿐만 아니라 편의점과 식품점 등에서 선전하며 매출 증가를 견인했다”고 설명했다. 코카콜라 4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3% 증가했으며, 같은 기간 몬스터에너지가 55%, 씨그램이 36% 성장했다.
/백주원 기자 jwpai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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