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피해를 입은 자영업자를 보상하기 위한 고위당정청 회의에서 이례적으로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불참했다. 일각에서는 정치권 대선 잠룡들이 연일 기재부를 때리는 상황에서 '갈등' 때문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지만, 몸살감기가 이유인 것으로 전해졌다. 홍 부총리는 25일은 정상 출근했다.
25일 당정청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과 정부, 청와대는 24일 저녁 서울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코로나19로 인한 자영업자 피해를 보상하는 내용의 손실보상 제도화 방안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는 손실보상법 추진 방안에 대한 당 차원의 보고가 이뤄졌다. 여당은 2월 임시국회에서 손실보상법, 협력이익공유법, 사회연대기금법 등 이른바 '상생 연대 3법'을 통과시키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날 회의에 홍 부총리는 몸살감기를 이유로 불참했다. 홍 부총리는 매주 일요일 저녁 총리공관에서 열리는 비공개 고위 당정협의회의 참석 멤버다. 당에서 이낙연 대표와 김태년 원내대표, 홍익표 정책위의장, 정부에서 정세균 국무총리와 홍 부총리, 청와대에서 유영민 대통령 비서실장, 김상조 정책실장, 최재성 정무수석 등이 참석한다.
몸살감기 때문이라고는 하나 홍 부총리가 회의에 불참한 것을 두고 손실보상법에 대한 불편한 입장을 전달한 것 아니냐는 시각이 나온다. 앞서 정 총리가 자영업 손실보상제에 소극적인 기재부에 대해 "개혁 과정엔 항상 반대 세력, 저항 세력이 있지만 결국 사필귀정"이라고 강하게 질타하는 등 여권이 잇달아 기재부에 대해 질타를 쏟아낸 바 있다. "이 나라가 기재부의 나라냐"라고 날을 세워왔던 이재명 지사는 "재정 건전성을 외치면서 무조건 적게 쓰는 것이 능사냐"고 쏘아 붙였다.
홍 부총리는 지난 2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가능한 한 도움을 드리는 방향으로 검토하겠다"면서도 "다만 재정은 화수분이 아니기 때문에 재정 상황, 재원 여건도 고려해야 할 중요한 정책변수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황정원 기자 garde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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