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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성원전 삼중수소 “주민건강 전혀 영향 없어” VS "바나나 6개 비교 부적절"

강건욱 서울대 교수 “자연발생 삼중수소보다 작아"

환경단체 "아직 제대로 된 조사없어 안타까워" 반박

18일 경북 경주 월성원자력본부 홍보관 앞에서 더불어민주당 의원단이 삼중수소 검출 점검을 위해 월성원전을 긴급 방문하려 하자 일부 경주 양남면민들이 의원들의 출입을 저지하고 있다. 주민들은 삼중수소 논란이 민주당의 탈원전 정당화를 위한 왜곡조작이라고 주장했다./연합뉴스




경주 월성 원자력발전소 지하 맨홀에서 방사성 물질인 삼중수소가 검출된 것과 관련해 한국원자력학회와 대한방사선방어학회 회원들이 주민 건강에 영향을 미치기에는 무시할 정도의 수준이라며 공포감을 가질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검출된 삼중수소의 방사선량이 많지 않고 인체에 흡수돼도 10여일 뒤 배출된다며 안전성을 강조했다.

앞서 월성 원전 내부 지하수 배수로 맨홀 고인 물에서는 2019년 4월 71만3,000베크렐/리터(㏃/ℓ)의 삼중수소가 검출된 것이 최근 드러나 논란이 됐다. 원자력안전위원회(원안위)는 원전 내부의 삼중수소 관리기준은 정하지 않고 외부 관리기준으로는 4만㏃/ℓ를 정해놓고 있다.

한국원자력학회와 대한방사선방어학회가 18일 ‘월성원전 삼중수소, 정말 위험한가’라는 주제로 연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강건욱 서울대 의대 핵의학실 교수는 “바나나뿐만 아니라 쌀, 버섯, 육류, 생선 등 우리가 섭취하는 모든 음식에 삼중수소가 들어있다”며 “대부분 물 형태로 존재하며 극미량이 몸에 들어오면 10일 정도 지났을 때 주로 소변으로 배출된다”고 설명했다. 월성원전에서 나오는 삼중수소에 의한 주민들의 연간 피폭량은 음식물의 자연방사선에 의한 연간 피폭량의 100분의 1도 안된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경주시 월성원전·방폐장 민간환경감시기구에서 2015년 11월 주민 소변을 분석한 결과, 경주 양남면 나아리 주민 40명에서 리터당 평균 17.3 (3~157) Bq(베크렐)의 삼중수소가 검출됐으나 자연방사선에 의한 피폭량에 한참 못 미친다는 것이다. 그는 “157Bq로 가장 높은 값의 검출이 된 주민이 연간 지속적으로 노출된다고 가정하면 연간 피폭량은 0.002 mSv(밀리시버트)인데 음식물 속에 포함된 자연방사선 ‘칼륨-40’에 의한 연간 피폭량은 0.4mSv”라고 했다.



강 교수는 “지금까지 삼중수소에 의해 유발된 인체 암 보고는 없다”며 ”삼중수소는 약한 베타입자를 방출하는 방사성동위원소로 체외에서는 에너지가 피부를 뚫을 수 없어 안전하다”고 주장했다.

월성원전.


이재기 대한방사선방어학회 방사선안전문화연구소장은 “우리가 접하는 물에는 어디나 삼중수소가 있다”며 “몸속 수분에도 약 0.5~1 Bq/L 정도가 상존한다”고 설명했다. 김희령 울산과학기술원(UNIST) 원자력공학과 교수는 “삼중수소는 대기의 질소와 우주방사선(중성자)으로부터 자연적으로 매년 150~200g 정도 생성된다”며 “자연의 물에는 리터당 1~4Bq 정도, 우유에는 kg당 2.1Bq 정도 있다”고 말했다.

정용훈 카이스트 원자력 및 양자공학과 교수는 “경주 월성원전·방폐장 민간환경감시기구가 두 차례 월성원전 주변 주민에 대한 체내 삼중수소 농도를 분석했을 때 1차 조사에서는 평균 5.5㎍/ℓ, 피폭량은 약 0.6μSv(마이크로시버트)였고, 2차 조사에선 3.1㎍/ℓ, 피폭량은 0.34μSv였다”며 “1차 조사는 바나나 6개, 2차 조사는 바나나 3.4개 섭취에 해당하는 피폭량이다. 주민에게 미치는 건강 영향은 무시할 수준이며 이를 잘 설명해 불필요한 공포는 없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토론회에 대해 이정윤 ‘원자력 안전과 미래’ 대표는 “월성 지역 주민들에게서 갑상선암이 다른 지역보다 2.5배 많이 나오는데도 제대로 된 조사가 이뤄지지 않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앞서 백도명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최근 환경운동연합이 주최한 간담회에서 월성원전 주변 주민의 피폭량을 ‘바나나 6개’를 먹었을 때의 삼중수소 섭취량과 비교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백 교수는 “바나나에 함유된 칼륨과 달리 삼중수소는 우리 몸에서 결합하는 특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고광본 선임기자 kbg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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