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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보선 앞두고 서로 목청 높인 與野 ... 결국 가덕도 ‘패스트트랙’ 수순

여야, '지역 개발 대책' 담은 특별법 통과 공감대 기류

정치권에 떠밀려 일단 가덕도 길 걸쳐놓기

"결정 전" 공식 입장 속 특별법 통과에 초미 관심

국토교통부가 ‘가덕도 신공항’ 추진 근거를 6차 공항 개발 종합 계획에 반영하기로 해 지난 2006년 이후 15년째 공전해온 영남권 신공항 사업이 결국 ‘정치 논리’로 귀결되고 있다. 여권이 4·7 부산시장 보궐선거는 물론 내년 대선까지 내다보고 가덕도 신공항을 밀어붙이자 야당도 기존 김해공항 확장안을 팽개치고 부산·경남(PK) 수성에 공을 들이는 것이다.

부산시장 보선 여론조사에서 30% 안팎의 지지를 얻으며 1위를 기록한 박형준 국민의힘 예비 후보를 비롯해 2위와 3위를 달리고 있는 김영춘 더불어민주당 예비 후보, 이언주 국민의힘 예비 후보 등 유력 출마자들은 하나같이 가덕도 신공항 건설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여권 유력 주자인 김영춘 후보는 당장 내년에 가덕도 신공항 건설의 ‘첫 삽’을 뜨겠다고 공언했다.

야권 후보들도 가덕도 신공항이 지역 최대 현안이어서 “해운대와 가덕도를 15분 만에 오가는 첨단 교통 수단을 만들겠다(박형준)” “김해공항을 전부 가덕도로 이전하자(이언주)” 등 공격적인 가덕도 신공항 띄우기에 나섰다.

이에 따라 다음 달 가덕도신공항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할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민주당이 지난해 11월 발의한 가덕도신공항특별법에는 신공항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뿐 아니라 건설 예정지 인근의 부산 산업단지를 국가 산업단지로 격상하고 지역 기업과 외국인 투자 기업에 세제 혜택을 부여하는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국민의힘 등 야권이 끝까지 반대하기 어려운 형국인 셈이다.

정치권이 특별법에 공감대를 형성하자 국토부도 이에 떠밀려 ‘가덕도 신공항’을 추진하기로 가닥을 잡은 모양새가 됐다. 특히 김해 신공항 추진을 고수하며 민주당 지도부와 마찰을 빚기도 했던 김현미 전 장관이 물러나 국토부가 입장을 선회할 명분도 만들어진 상황이다.



국토부는 이제 가덕도 신공항 추진 시 제기될 수 있는 법적 책임을 피하기 위한 대응 논리 마련에 부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토부가 지난달 법제처에 김해 신공항 근본적 재검토 결정의 근거가 된 ‘공항 건설 시 산악 장애물 절취를 지방자치단체와 협의해야 한다’는 공항시설법 34조에 대해 재차 유권해석을 맡긴 것도 향후 면책을 염두에 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국토부는 여전히 ‘가덕도 신공항 추진 반영 여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는 입장이기는 하다. 그러나 다음 달 임시국회에서 가덕도신공항특별법이 급물살을 타게 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6차 공항 계획에 특별법 반영이 필요한지는 특별법 처리와 후속 조치 등이 구체화돼야 결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권과 정부가 가덕도 신공항 추진을 확정해가고 있지만 논란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대구·경북(TK) 주민들은 지난 12일 김해신공항검증위원회 결정이 편파적이었다며 감사원에 공익 감사를 청구했다. 인천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관계자는 “정치권이 절차를 무시하며 현행 체계에도 없는 ‘관문 공항’이라는 명분으로 가덕도를 밀어붙이고 있다”며 “특별법 내용으로만 보면 가덕도 신공항은 인천국제공항급”이라고 꼬집었다. 인천 경실련은 지난달 국무총리실에 김해 신공항 검증과 관련한 정보공개 청구를 하기도 했다. /세종=조양준기자 mryesandn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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