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저금리와 주식시장 활황에 힘입어 변액보험에 볕이 들고 있다. 특히 미래에셋생명은 올해 변액보험 초회보험료에서 50%를 넘는 점유율을 기록하며 약진을 이어가고 있다.
14일 생명보험협회 통계에 따르면 국내 생명보험사들의 지난해 1~10월 변액보험 초회보험료는 2조 4,078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1월 2,007억 원에서 3월 5,954억 원, 6월 1조 854억 원, 9월 2조 939억 원 등 꾸준한 상승세다. 변액보험 초회보험료가 2조 원을 넘긴 것은 지난 2013년 이후 7년 만이다.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진다면 변액보험 초회보험료가 역대 최초로 3조 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초회보험료는 고객이 보험에 가입한 뒤 처음 낸 보험료로, 보험 업계 성장성을 가늠하는 대표 지표로 꼽힌다.
변액보험 수요 확대는 최근 주식시장 강세에 힘입은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주식시장은 바닥을 쳤다가 상승세로 돌아섰다. 새해 들어서는 코스피가 3,000선을 돌파했다. 변액보험은 보험료 일부를 주식·채권 등 펀드에 투자하고 그 운영 실적에 따라 보험금과 해약환급금이 변동되는 보험 상품이다. 변액보험은 보험 상품 중 증시 영향을 많이 받는 만큼 저금리와 주가 상승기에 관심이 높아지는 특징이 있다. 증시가 더 오를 것을 기대하는 고객들이 변액보험에 눈을 돌리기 때문이다.
증시 활황과 함께 은행들의 방카슈랑스 확대도 영향을 끼쳤다. 최근 대규모 사모펀드 불완전판매 등으로 은행들의 보험 상품 판매가 늘어난 가운데 방카슈랑스 채널에서 판매된 변액보험 초회보험료는 지난해 10월 1조 3,950억 원을 기록, 9,934억 원이던 전년 동기 대비 40.4% 늘었다.
특히 생명보험사 중에서는 변액보험에 특화된 미래에셋생명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올해 10월까지 미래에셋생명의 누적 초회보험료는 1조 2,635억 원으로 점유율이 52%에 달했다. 미래에셋생명 변액보험용 투자 상품인 MVP펀드의 총자산은 최근 4개월에만 5,000억 원 늘어 2조 5,000억 원을 돌파했다. 미래에셋생명 관계자는 “변액보험 펀드의 70%가량을 해외에 투자하며 분산투자를 장기적으로 이어가고 있다”며 “국내 증시 활황은 물론 미국 증시와 기술주 상승 등에 힘입은 측면도 크다”고 설명했다. 미래에셋생명의 뒤를 이어 푸르덴셜생명과 메트라이프생명이 각각 9%와 7%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다만 변액보험 가입 시에는 10년 이상의 장기 투자가 유리하다. 보험 업계의 한 관계자는 “보험 특성상 납입보험료에서 위험보험료와 사업비를 공제한 나머지 금액만 펀드에 투입되고, 별도의 해지 비용이 발생해 조기 해지 시 납입보험료보다 환급금이 낮을 수 있다”며 “납입한 보험료의 원금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평균 7∼10년의 기간이 소요되지만 10년 이상 장기 유지 시 사업비가 펀드 등 여타 금융 상품보다 적어지기 때문에 수익 확보에 유리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보험 업계 관계자 역시 “변액보험을 장기로 유지하면서 펀드 갈아타기 등 포트폴리오가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있는 기능들을 많이 활용하는 것이 좋다”고 밝혔다.
/김현진기자 star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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