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 째 쉬고 있습니다."
배달 전문 음식점을 운영하는 A씨는 지난 6일 저녁부터 쏟아진 폭설로 도로가 꽁꽁 얼자 이튿날부터 울며 겨자 먹기로 가게 문을 닫았다. A씨는 "근거리 배달만 가능한 데다 주문이 들어와도 배달이 지연돼 문제 생길 게 뻔해서 며칠 쉴 생각으로 문을 닫았다"고 말했다.
역대급 폭설과 한파로 연초부터 자영업자의 시름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조치로 매장 영업이 제한된 데 더해 배달까지 막혔기 때문이다. 배달의민족, 쿠팡이츠, 요기요 등 주요 배달 애플리케이션 운영사들은 기상 악화로 도로 여건이 좋지 않자 6일 저녁부터 배달 서비스를 중단하거나 서비스를 범위를 축소했다.
10일 배달업계에 따르면 쿠팡이츠는 배달기사를 대상으로 운행 거리 조정 안내를 공지했다. 현재 쿠팡이츠 배송기사는 1km 이하 주문 건에 대해서만 서행 배달을 하고 있다. 배달대행업체 바로고는 전국 배송 지역을 40%로 축소 운영하고 있다. 배달업계는 도로 상황에 따라 순차적으로 배달 서비스 운영을 재개할 방침이지만 주말까지 한파가 지속될 예정이라 서비스 정상화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가뜩이나 코로나19로 방문 외식이 급감한 음식점들은 배달 중단 사태가 계속되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현재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수도권에서는 지난해 11월 24일부터 식당의 영업이 오후 9시 이후 포장·배달을 제외하고 일제히 금지됐다. 특히 5인 이상 취식금지 등 강력한 지침이 끊임없이 추가되고 있는 데다, 거리두기 종료 여부 역시 예측할수 없다는 점에서도 업계의 불안감을 높이고 있다.
서울 시내에서 한식당을 운영하는 B씨는 "거리두기 단계 완화 전까지는 배달에 올인하고 있다"면서 "제설 작업이 서둘러 진행돼 빨리 배달이 정상화되기만을 바라고 있다"고 전했다.
음식 배달업계 뿐만 아니라 택배 배송 업계도 폭설에 발이 묶여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택배 차량 운행이 쉽지 않아 새벽 배송 시간을 맞추지 못하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이에 온라인 쇼핑몰들은 주문 마감 시간을 앞당기고 배달 지연으로 인한 배달기사 피해를 최소화하는 등 자구책에 나섰다.
오아시스마켓은 새벽배송 주문 마감 시간을 당겨 물동량 조절에 돌입했다. SSG닷컴은 새벽배송 배달기사가 오전 7시까지 배송을 완료하지 못해도 고객 불만에 직접 대응해 배송기사 피해를 최소화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주말은 물론 다음주까지 한파가 계속되고 눈 예고까지 있어 배송 지연 사태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코로나19로 비대면 소비가 일상이 된 가운데 갑작스러운 배달 중단으로 소비자들의 불편도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박민주 기자 parkm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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