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의료 기기 기업 뷰노가 기업공개(IPO) 일정을 앞둔 가운데 녹십자홀딩스(005250)의 뷰노 지분 가치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녹십자홀딩스는 지난 2018년 뷰노에 50억 원을 투자했는데 이후 투자 지분 가치가 벌써 3~6배가량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AI 관련 신사업도 함께 추진 중인 만큼 투자뿐 아니라 신사업 추진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뷰노는 이달 25~26일 IPO 수요 예측을 시작으로 공모 일정에 돌입한다. 뷰노는 X선·CT·자기공명영상(MRI) 같은 의료 영상 데이터와 생체 신호를 분석하고 진단을 돕는 의료 AI 솔루션 개발사다. X레이 영상으로 뼈 나이를 판독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등 의료 데이터에 AI를 접목한 진단 기술을 선보이고 있다.
뷰노가 희망 공모가로 1만 5,000~1만 9,500원을 제시하면서 녹십자홀딩스의 지분 가치에도 관심이 쏠린다. 녹십자홀딩스는 2018년 하반기 50억 원을 투자해 지분율 7.95%의 주요주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뷰노가 제시한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은 최대 2,200억 원. 녹십자홀딩스의 지분 가치는 144억 원에 달한다. 현재 뷰노 주식이 장외시장에서 약 4만 원에 거래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상장 후 녹십자홀딩스의 지분 가치가 300억 원에 달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투자 2년여 만에 지분 가치가 3~6배가량 뛴 셈이다.
단순히 지분 가치 제고라는 성과만 거둔 것은 아니다. 뷰노와의 협력으로 AI 의료 기기 신사업의 교두보를 확보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녹십자그룹은 이미 뷰노와의 공동 연구를 통해 AI 위암 병리 진단 소프트웨어도 개발했다. 두 회사는 자동화된 조직 검사 진단 보조를 활용해 의료진의 업무 부담을 낮추고 오진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사업 협력에 대한 기대는 뷰노에 대한 녹십자홀딩스의 회계 처리에서도 드러난다. 통상 지분율 20% 이상의 기업에 대해 관계 기업으로 포함시키지만 녹십자홀딩스는 재무 정책과 영업 정책에 유의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고 판단, 뷰노를 관계 기업에 편입했다. 또한 상장 이후 뷰노 지분을 일정 기간 보유할 의무가 없음에도 6개월 간 자발적으로 의무 보유에 나선다. 전략적투자자(SI)로서 뷰노 공모에 힘을 실어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내 유력 의약품 회사인 녹십자그룹이 SI로 힘을 실으며 뷰노에 대한 공모 시장의 관심도 높은 편이다. 기술력이 높더라도 이를 상용화할 수 있어야 높은 기업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기 때문에 SI의 존재가 IPO 공모에 긍정적이라는 기대다. 한편 뷰노는 25~26일 수요 예측, 29~2월 1일 청약을 거쳐 180만 주를 공모할 계획이다. 상장 주관사는 미래에셋대우(006800)와 삼성증권(016360)이다.
/김민석기자 seo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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