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사상 처음으로 장중 3,000선을 돌파했지만 우리나라 증시의 추가적인 ‘레벨 업’을 위해서는 모건스탠리인터내셔널(MSCI) 선진국(DM) 지수 편입이 필수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외국계 패시브 자금을 추가로 유치하려면 세계 최대 지수 사업자인 MSCI에서 ‘선진국’으로 인정받아 신흥국 디스카운트를 벗겨내야 한다는 것이다.
6일 금융 투자 업계에 따르면 MSCI는 우리나라 시장을 1992년부터 신흥국(EM) 지수에 포함하고 있다. MSCI와 더불어 3대 세계 지수로 꼽히는 FTSE와 S&P 글로벌 주가지수에서 우리나라를 선진국으로 분류하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만약 MSCI DM 지수에 편입될 경우 신흥국 디스카운트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글로벌 투자자들이 EM으로 분류된 곳들을 ‘성숙하지 않은 시장’이라고 간주하기 때문이다. 김동영 삼성증권 퀀트는 “MSCI EM 지수가 DM 지수에 비해 평균 40%가량 할인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코스피가 지수 수준을 높이려면 DM 편입이 선행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MSCI EM 지수에서 중국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어 장기적으로 국내로 들어오는 외국계 패시브 자금이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패시브 자금이 MSCI 등 글로벌 지수 내 국가별 비중에 비례해 돈을 투자하기 때문이다. 중국이 MSCI EM 지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0%를 웃돈다. 특히 중국 자본 시장이 개방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MSCI EM 지수 내 중국 비중은 커지고 우리나라 점유율은 작아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MSCI는 지난 2008년부터 우리나라의 DM 승격 여부를 논의해왔다. 그러나 역외 환율 시장이 없다는 이유로 2014년 승격 대상에서 탈락시킨 바 있다. 시장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그러나 업계에선 이미 우리나라에서 역내 외환시장과 역외 차액결제 선물환(NDF) 시장이 발달해 있다는 점에서 국내 업계·정부의 협업을 통해 MSCI를 설득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각종 기관, 심지어 국민연금 관계자 중에서도 우리나라의 MSCI DM 지수 편입에 대해 공감하는 분들이 많다”며 “금융투자협회 등에서 선진국 지수 편입 이슈를 추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심우일기자 vit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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