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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 속 혁신 필요" 은행권 인사 키워드는 조직 슬림화·디지털

경영진 직위체계 축소, 디지털 강화 등 눈길

한 시중은행의 창구 모습. /연합뉴스




금융그룹 중 가장 먼저 신년사를 발표한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이 “생존과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기존 방식의 답습이 아닌 새로운 전략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듯이 은행권에서는 ‘위기 속 변화’를 모색 중이다. 주요 시중은행들의 지난해 인사 및 조직개편 키워드는 조직 슬림화·디지털로 꼽힌다. 저성장·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빅테크와의 경쟁도 심화하면서 위기의식이 높아진 가운데 조직 슬림화를 통해 의사결정 속도를 빠르게 하고, 디지털을 더욱 강화하자는 조치로 풀이된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시중은행들은 지난해 말 인사 및 조직개편을 통해 조직을 슬림화하고 디지털 관련 조직을 새로 신설했다. 하나은행은 팀(Unit) 중심 조직체계로 조직개편을 실시했다. 업무체계의 중심을 상위 조직인 부서에서 팀 중심으로 전환하고, 부서장이 보유하던 전결권을 팀 리더에게 이양해 실무자가 능동적으로 업무를 추진할 수 있도록 했다. 기존 부서는 역할을 축소해 공통 지원업무를 수행하는 조직인 섹션(Section)으로 변경해 운영하기로 했다. 의사결정 단계를 ‘팀(Unit) 리더-임원-CEO’로 간소화해 신속한 의사결정과 다양한 아이디어 활용, 효율 중심의 수평적 조직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신한은행 역시 기존 부행장-부행장보-상무 3단계로 운영되던 경영진 직위 체계를 부행장-상무 2단계로 축소해 부행장급 경영진이 각 그룹별 책임경영을 실천할 수 있도록 했다. 우리은행도 조직 체계 간소화에 방점을 두고 3개 사업그룹을 줄이고 임원수도 감축했다.



디지털 강화에도 적극적이다. KB국민은행은 기존 ‘디지털 혁신 총괄(CDIO)’을 ‘디지털 플랫폼 총괄(CDPO)’로 변경하고 한동환 국민은행 디지털 금융그룹 부행장을 임명했다. 아울러 ‘스마트 고객 총괄’ 직제도 새롭게 만들어 편리한 비대면 고객 상담 서비스를 구축하며, 인공지능(AI) 혁신센터도 신설해 그룹 내 AI 관련 업무를 전담한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디지털 금융 그룹이라는 단일 조직 중심으로 디지털 사업을 추진해 한계가 있었지만 앞으로 전 은행 차원에서 디지털 혁신을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한은 그룹 관점에서 빅데이터 사업을 담당할 그룹 빅데이터부문을 신설했다. 신한은행에 최근 영입된 KT 출신 김혜주 상무를 지주·은행을 겸직하는 빅데이터부문장(CBO)로 선임해 그룹의 빅데이터 전략 수립 및 공동사업 발굴을 담당할 예정이다. 우리은행은 ‘영업/디지털그룹‘을 신설해 디지털 혁신과 영업의 연계성을 높이고 대면·비대면 영업력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김현진기자 star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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