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는 이날 6거래일 연속 상승해 2,447선까지 오르는 등 ‘바이든 랠리’를 이어갔다. 장중에는 2,459까지 치솟으며 29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해 2,500선도 넘보는 분위기가 연출됐다. 코스피가 상승세를 타는 것은 바이든 행정부에서도 미국 우선주의와 중국 견제론은 이어질 수 있지만 강도나 방법론 등은 크게 약해질 수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김지나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미중 무역분쟁이 극대화됐던 지난해 글로벌 교역에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국가는 한국이었지만 바이든 정부에서는 이런 강한 갈등 구도가 되풀이될 가능성은 적다”고 내다봤다.
미중 무역갈등이 완전히 해소되지는 않겠지만 단기적으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진정시키기 위한 정책이 우선 펼쳐지리라는 것도 주목할 부분이다. 김두언 KB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중장기적으로는 미중 간 패권경쟁이 이어질 것으로 보이지만 적어도 임기 초기에는 대외관계보다 국내 경제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관측했다.
바이든 행정부의 정책이 신흥국 증시에 유리할 수 있다는 점은 최근의 외국인 매수세에서도 엿보인다. 외국인은 국내 증시에서 지난달부터 3조6,000억원어치를 사들이고 있다. 이재윤 SK증권 연구원은 “약달러 기조는 7월부터 이어졌지만 외국인 수급은 지지부진했었다”며 “하지만 바이든 후보가 우세를 보이던 순간부터 외국인 수급이 대거 늘어났는데 이는 국내 증시 펀더멘털이 신흥국 중에서도 매력적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특히 국내 증시는 지난 한 달간 연간 주당순이익(EPS) 상향 조정률이 2.98%로 신흥국 14곳 가운데 2위를 차지했다”며 “최근 외국인 수급이 집중됐던 종목들이 반도체, 화학, 정보기술(IT) 등 펀더멘털 개선이 크게 이뤄지고 있는 종목들 위주라는 점을 볼 때 외국인의 자금 유입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변동성의 재확산 가능성은 주시해야 할 대목이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불복에 대한 불확실성이 사라지지 않은 상황에서 연말까지는 선거 직후 나타났던 주식시장과 채권시장의 과잉 반응이 되돌려지는 흐름이 나타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김경미기자 km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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