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시행되는 유보소득 과세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정부가 3년간 고용·투자·부채상환·연구개발(R&D) 등 4개 분야에 지출한 금액은 배당 간주 금액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8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정성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배당간주세(유보소득세)가 중소기업이나 소규모 가족법인의 부담을 가중시킬 수 있다’고 지적하자 이같이 답했다. 홍 부총리는 “조세를 회피하는 사람은 배당 간주 제도를 통해 막아야겠지만 정상적인 영업활동을 하는 법인에는 피해가 가지 않도록 시행령을 마련할 것”이라며 “추가 세수를 확보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개인 유사법인의 초과 유보소득을 배당으로 간주해 과세하는 내용의 세법 개정안을 발표했다. 최대주주와 친인척 등 특수관계자가 보유한 지분이 80% 이상인 기업에서 유보금을 당기순이익의 50% 이상 또는 자기자본의 10% 이상으로 쌓아둘 경우 이를 배당으로 간주해 소득세를 물리겠다는 것이다. 적용 대상 법인은 약 25만개로 추산돼 국내 기업 10곳 중 3곳이 과세 대상에 해당한다. 이에 적지 않은 중소기업들이 ‘연구개발(R&D)·설비투자 등 유보금 목적이 다양한데 일률적으로 세금을 매긴다’고 비판하며 반발했고 이날 국감에서도 여야 의원들의 지적이 쏟아졌다.
김태흠 국민의힘 의원은 “유보금을 쌓는 회사는 미래에 더 큰 회사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인데, 황금알 낳을 회사에 ‘제2법인세’를 매기겠다는 것이냐”고 지적했다. 이광재 민주당 의원도 “되도록 시행령이 아닌 법률로써 구체적 내용을 확정하되 초과 유보소득 과세 유예 및 환급 조항 등을 신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셋값 상승세가 이어지는 것과 관련해 홍 부총리는 “단기적으로 전셋값이 많이 오른 상황이고 쉽게 내려가지 않을 것 같다”며 “(대책 발표 후) 2개월 정도면 어느 정도 효과가 나지 않을까 했는데 가격이 안정화되지 못해 안타깝고 추가 대책을 계속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주요국 대비 높은 법인세 최고세율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서병수 국민의힘 의원은 “투자를 유치해 일자리를 창출하고 성장률을 높이기 위한 법인세 인하가 전 세계적인 추세”라며 “세금 때문에 우리나라에서 기업을 하지 못하면 외국으로 나갈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홍 부총리는 그러나 “최고세율 25%를 적용받는 기업은 103개에 불과하고 기업의 99%는 법인세율 20% 미만을 적용받는다”면서 “법인세 실효세율이 높지 않기 때문에 인하에는 신중할 수밖에 없다”고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세종=박효정·하정연기자 j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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