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실물경제의 침체 위험이 끊이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도 글로벌 주식시장은 뜨겁게 달아 오르고 있다. 경기침체를 제한하기 위해 역사적으로 가동된 적 없는 공격적인 경기부양정책의 기대와 제로금리 환경 속의 풍부한 유동성이 시장에 반영되고 있는 것이다. 일부에서는 이 같은 변화를 과열이라고 말하고, 한 편에서는 새로운 패러다임이라고 한다. 과연 자산가격의 과열은 어떻게 평가하고 판단해야 할까.
먼저 상대적 과열 신호를 포착하는 것이 필요하다. 상대적이라 하면 정확한 정의가 쉽지 않고, 가치평가가 사후적으로 평가되는 경우가 많다. 상대적 과열을 설명하는데 자주 사용하는 것은 통계적인 분석이다. 통계적 분석의 표본은 지난 과거의 데이터가 대부분인데, 과거 자산시장의 가격이 고평가됐던 국면과 현재를 비교함으로써 과열국면에 진입했다는 평가를 하는 경우이다. 최근 성장주가 주도하는 주가 상승이 확산되자 많은 전문가들은 IT(정보기술) 버블 때와 비교하고 있다. 또 다른 상대적 과열 신호는 주식시장의 동반자 채권시장과의 비교를 통해서다. 금융자산은 주식과 채권으로 배분되고, 이들의 중장기 추세가 어떠냐에 따라 시중 유동성은 각각 시장에 대한 투자 비중을 결정짓게 된다. 올해 글로벌 주식시장이 유독 강세를 보이는 것은 정부의 국채 발행공급이 계속되고 2021년 상반기 거시지표가 일시적으로 개선될 때 시장금리가 상승, 즉 채권가격이 하락할 것이란 암묵적 동의가 주식시장에도 영향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반대로 채권이 저평가 돼 있고, 시장금리가 지속적으로 하락할 논리가 강하다는 평가가 내려진다면 주식시장은 상대적 과열이 커진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 밖에 달러화 가치, 성장주와 가치주의 밸류에이션 갭에 의해서도 상대적 과열이 측정이 가능해 진다.
절대적 과열의 신호는 어떻게 포착할까. 절대적 과열은 조금 더 체계적인 관점에서 생각할 필요가 있다. 저금리와 유동성에 의해 주식시장이 팽창할 수도 있으나 이 같은 금융시장의 빅뱅을 실물경제가 감당할 수 있는지 진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때 체크해야 할 것은 상장기업의 재무데이터가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된다. 코스닥 시장이 중장기 상승추세에 진입하지 못하는 원인은 이처럼 절대적 과열을 극복하지 못한 경우라 볼 수 있다. 또한 절대적 과열에 진입할 때는 이를 방치할 경우 실물 경제에 피해를 줄 수 있어 감독 당국의 규제가 커진다는 특징을 알아야 한다.
현재 한국 주식시장은 절대적 과열보다 상대적 과열을 걱정하는 단계이다. 일시적인 과열 양상이 문제가 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투자자가 많겠으나 보다 중요한 것은 주식시장의 투자환경이 개선됨으로써 경제회복에 있어 자본시장의 긍정적 기여가 강화되는 것을 목적에 두고 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