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법 25-2부로 넘어간 '부정승계 의혹'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삼성 고위관계자들이 ‘경영권 부정승계 의혹’으로 대거 기소되면서 이 사건을 맡을 재판부와 변호인단에 이목이 집중된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이복현 부장검사)는 지난 1일 이 부회장을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행위 및 시세조종, 업무상 배임, 외부감사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했다. 옛 미래전략실의 최지성 전 실장, 장충기 전 차장(사장), 김종중 전 전략팀장, 최치훈 삼성물산 대표, 이영호 삼성물산 최고재무책임자,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 등 10명도 재판에 넘겨졌다.
부정승계 의혹 재판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2부(임정엽·권성수·김선희 부장판사)가 진행하기로 했다. 법원의 ‘무작위 전산 배당’ 원칙에 따른 결과다.
재판장은 임정엽(사법연수원 28기) 부장판사가, 주심은 권성수(29기) 부장판사가 맡는다. 25-2부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 사건 재판도 담당하고 있다.
재판장은 임정엽 부장판사…세월호 선장에 중형
재판장 임 부장판사는 지난 1996년 제38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2002년 수원지법에서 ‘판사 커리어’를 시작했다. 그는 서울서부지법, 창원지법, 서울고법을 거쳐 광주지법 부장판사를 지냈다. 이후 인천지법 부천지원에서 근무한 뒤 서울중앙지법으로 자리를 옮긴 그는 19년째 판사 생활을 이어온 베테랑이다.
임 부장판사는 광주지법에 재직 중이던 2014년 세월호 참사 관련 이준석 선장 등 사건의 1심 재판장을 맡았다. 이 선장에게 징역 36년을 선고한 1심이 끝난 후 그는 재판 뒷이야기를 담은 ‘세월호 사고 관련 제1심 재판 백서’를 남기기도 했다.
내년 법관 인사 때 재판부 구성원 교체될 수도
한편 부정승계 의혹 재판은 공소사실과 예상 쟁점이 복잡한 까닭에 길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삼성 관계자는 “복잡한 사안이라 혐의를 두고 충분히 다투려면 재판이 더디게 진행될 수밖에 없어 내년 초를 넘겨 장기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재용 변호, 자문부터 맡아온 김앤장이 주축 될 듯
이 부회장은 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들을 주축으로 향후 공판에 대비할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은 당초 전관 포함 20인의 ‘슈퍼 변호인단’을 꾸렸지만 전날 한승(17기) 변호사, 김기동(21기) 변호사, 이동열(22기) 변호사 등 일부가 사임서를 제출하면서 규모가 줄었다. 다만 다른 변호인들이 추가 선임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변호인단 규모는 다시 늘어날 수도 있다.
전주지법원장을 지낸 한 변호사는 한때 ‘대법관 1순위’로 꼽혔으며 이 부회장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 당시 긴급 투입된 바 있다. 김 변호사는 부산지검장 출신으로 과거 ‘특수통’이라 불렸고, 이 변호사는 서울서부지검장으로 근무한 이력이 있다.
자문 단계부터 이 사건을 담당해온 김앤장 변호사 10명은 사임서를 내지 않았다. 이 10명에는 재판연구관으로 근무했던 안정호(21기) 변호사, 전 법원행정처 윤리감사관 김현보(27기) 변호사, 서울서부지법 등에서 판사 생활을 한 신우진(27기) 변호사 등이 포함돼 있다. 국가정보원 2차장으로 근무했던 최윤수(22기) 변호사도 이 부회장 변호인단에 이름을 올렸다.
'분식회계' 최지성·김종중, '합병 주도' 장충기 변호는
이 부회장과 함께 기소된 최지성 전 실장과 김종중 전 팀장 역시 김앤장 소속 변호사 10명을 포함한 변호인단을 꾸렸다. 한 변호사를 포함한 이 부회장 변호인 중 일부는 최 전 실장 등의 변호인단에도 소속됐지만 역시 전날 재판부에 사임서를 제출했다. 최 전 실장과 김 전 팀장은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과 관련된 인물이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등을 주도한 혐의를 받는 장 전 차장의 변호인단으로는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 4명만 등록돼 있다. 한 변호사 등은 여기서도 사임하기로 하고 사임서를 냈다. 하지만 최 전 실장, 김 전 팀장, 장 전 차장 또한 변호인을 추가로 선임할 수도 있다.
/이희조기자 lov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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