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기금의 출자금 8,000억원을 두고 국내의 내로라하는 사모펀드(PEF)가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국민연금이 운용펀드의 규모별로 ‘체급’을 달리해 진행했던 과거와는 달리 올해는 규모 구분 없이 위탁운용사를 선정하겠다는 계획이라 눈치전도 치열하다.
11일 사모펀드 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올해 국내 사모투자 위탁운용사 선정을 하기 위해 적격 예비후보(쇼트리스트) 10곳을 확정했다. 국민연금은 지난 3월 8,000억원 규모의 사모펀드 출자계획을 공고한 바 있다. 이후 사모펀드별로 제안서를 접수한 뒤 심사를 거쳐 최근 들어서야 10곳으로 후보군을 줄였다. 이달 중 최종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5개사를 최종적으로 선정한다는 방침이다.
가장 유력한 후보로 꼽히는 곳은 다섯 곳가량이다. 첫손가락에 꼽히는 곳은 2001년 설립된 ‘1세대’ 사모펀드 JKL파트너스다. 기존 블라인드 펀드를 통해 국민연금과 인연을 맺고 있는데다 지난해 롯데손해보험 인수를 통해 인수합병(M&A) 시장에서 존재감을 보였다. JKL은 현재 8,000억원 규모의 새 블라인드 펀드를 조성하고 있다.
해양·서라벌도시가스와 한국유리공업, SKC코오롱PI 입찰전에서 잇따라 승전보를 올렸던 글랜우드프라이빗에쿼티(PE)도 한발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글랜우드 PE는 2016년 K네트웍스에 매각한 동양매직(현 SK매직) 투자로 화려하게 ‘데뷔’한 사모펀드다. 이번 국민연금 출자자 선정을 첫발로 8,000억원 규모의 새 블라인드 펀드를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진대제 펀드’로 유명한 스카이레이크도 유력 후보 중 하나다. 국민연금과는 2017년 라지캡 사모펀드 출자를 통해 기존 블라인드 펀드 투자에서 손발을 맞춰왔다. 전환사채(CB) 등 메자닌 투자에 특화해 있는 도미누스인베스트먼트도 차별화된 경쟁력을 보유한 사모펀드다.
다크호스는 맥쿼리코리아오퍼튜니티즈다. 호주계 사모펀드인 맥쿼리는 2018년 SKT와 ADT캡스를 인수한 뒤 LG CNS(지분 35%), 대성산업가스 등 인수로 주목을 받은 바 있다. 국민연금 위탁운용사 선정 경쟁에 나선 것은 2012년 결성했던 2호 블라인드 펀드 이후 8년여 만이다.
이 밖에도 이음 PE, 카무르 PE 등의 중소 사모펀드도 쇼트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심사와 마지막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늦어도 다음달 초에는 최종 승자가 가려질 것으로 예상된다.
/김상훈기자 ksh25t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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