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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의 창]너무 '긍정뉴스'만 반영하는 시장

최혜령 크레디트스위스 수석

최혜령 크레디트스위스 수석




각종 경제 지표와 기업 실적을 보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의 여파가 확연해 보인다. 실업 수당 청구 건수가 폭증하고 2·4분기 기업 매출 하향세를 보여주는 수치도 나오고 있다. 아울러 내년도 기업실적 예측치도 조정돼 발표되고 있는데, 재미있는 점은 2020년 실적 하향치를 만회하고도 남을 정도로 상승된 수치로 발표되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의 주식 밸류에이션과 12개월 기업 실적 예측치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에 예상되는 장기불황 정도는 가볍게 눌러버릴 수 있을 만한 숫자로 보인다.

이렇게 장밋빛 단기 예측치가 발표되는 가장 큰 이유는 무엇일까. 세계중앙은행이 유동성을 공급해 금융자산의 가격을 떠받침으로써 금융위기의 발생을 막고 있기 때문이다. 중앙은행의 강력한 대응으로 주식시장과 실제 경제 상황 사이에 유례없는 괴리가 나타나는 것이다.

금융산업을 제외하고 미국주식시장의 주가수익비율(P/E) 중간값은 지난 1976년부터 2011년까지 18.4배였다. 금융위기 이후 중앙은행이 공급한 유동성은 미국 주식시장의 P/E 값을 2011년 이후 23배까지 끌어 올려 2018년 주식시장 피크 시기에는 27배까지 상승하게 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현재 세계 경제 대공항 때에도 보지 못했던 실업 수당 청구 건수가 발표되고 있지만 미국 주식시장의 P/E 는 25배로 미국 역사상 상위 7% 정도 비싼 영역에서 거래되고 있다.



물론 그동안 미국의 증시가 급락할 때마다 미 중앙은행이 펼쳐온 시장 친화적 정책을 보면 현재의 높은 밸류에이션과 2021년 실적치가 정당화될 수도 있다. 미 중앙은행은 ‘페드풋(Fed Put)’이라는 단어가 생길 정도로 증시 급락과 금융시장의 위기를 방어해왔다. 하지만 현재 실물경제 상황을 고려해보면 4· 5월 주식시장의 강력한 반등은 과거 경제 위기 때의 학습 효과로 인해 지나치게 긍정적인 면만 반영한 게 아닌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현재 2021년 이후의 기업실적 예측치는 기업 성장이나 이익률에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장기적인 여파가 없을 것으로 산정하고 있다. 하지만 역사적 최고점에 다다른 기업 부채 총액이나 기업들이 장기 불황을 예측하며 기업 공급망 등을 재검토한다는 뉴스들은 결코 이번 충격이 실물경제에 남긴 상처가 반년 남짓 남은 2020년 몇 달 동안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치유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지난 1달간 미국 주식시장의 상관관계는 65%를 기록했다. 즉 주식이 65% 이상 같은 방향으로 오르고 떨어졌다는 것이다. 이같은 수치는 2010년 이후 미국 주식 시장의 상관관계가 23%였던 것을 생각하면 3배나 높은 수치이며, 지난 한 달 동안 주식이라면 거의 다 올랐다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아울러 앞으로 주식시장에서 살아남으려면 이제는 좋은 개별 주식을 선택해서 투자해야 하는 상황이라는 것을 말해준다. 현재와 같이 주식시장과 실물 시장의 이격도가 큰 상황일수록 투자자는 시장 평균에 비해 높은 이익률을 내고 그 이익률을 유지 할 수 있는 구조를 갖춘 선도적 회사 그리고 다가오는 경제 풍랑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안전 현금과 낮은 부채 그리고 현금 창출력을 가진 회사에 집중하여 투자하는 전략을 세워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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