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 세계로 퍼지면서 PC 모니터 시장도 크게 위축될 것으로 전망된다. 코로나19로 매출에 타격을 받은 기업들이 허리띠 졸라매기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법인 고객 매출에 의존하는 PC 모니터 시장도 덩달아 침체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18일 시장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PC 모니터 출하량은 1억1,640만대로 지난해보다 7.2%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017년 1억2,079만대였던 PC모니터 출하량은 2018년 1억2,330만대, 2019년 1억2,517만대로 지속적으로 증가해왔다.
IDC는 지난해 말 윈도10 전환 수요 등이 사라지며 올해 PC 모니터 출하량이 전년 대비 4.2% 줄어들 것으로 봤지만 코로나19가 시장에 미칠 부정적인 영향을 고려해 전망치를 대폭 낮췄다. 다만 이 전망치도 미국과 유럽의 코로나19 확산을 반영하기 전에 나와 실제 시장에 미칠 여파는 더 클 것으로 예측된다. IDC는 “모니터 서플라이 체인은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모니터용 백라이트의 경우 여전히 조업 및 물류 배송이 원활하지 않은 상태”라며 “공급 측면의 제약이 전 세계 수요 축소에 대한 우려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IDC는 “(코로나19로) 더 많은 도시들이 봉쇄 또는 이동제한에 마주하게 되면서 소매 채널이 입을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덧붙였다.
업계에서는 PC 모니터 시장이 철저하게 기업간거래(B2B) 우선이기 때문에 코로나19의 충격파가 상당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전 세계 PC 모니터 시장점유율이 높은 델이나 HP 등은 제품 라인업의 70~80%가 법인고객을 겨냥한 것”이라며 “코로나19로 경기가 위축되면 기업들은 연쇄적으로 비용 감소 차원에서 모니터 교체를 미루게 되고 결과적으로 제품 출하량도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PC 모니터 시장은 지난해 4·4분기 5년 만의 최대 출하량을 기록하며 반짝 특수를 누렸다. IDC는 지난해 연간 출하량이 2018년에 비해 1.5%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프리미엄급 커브드 모니터가 게이밍 모니터로 각광을 받으며 수요가 늘었고 지난해 말 윈도7 운영체제 지원이 종료되며 새 PC를 구입한 수요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4·4분기 기준 PC 모니터 출하량 1위는 델로 21.8%의 점유율을 기록했고 2위는 15.1%를 점유한 HP였다. 이어 TPV와 레노보, 삼성전자가 3~5위를 기록했다. /이수민기자 noenem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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