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조선업이 10월 발주 물량을 ‘싹쓸이’하며 중국을 제치고 세계 1위 자리를 되찾았다. 한국 조선업체들이 경쟁력을 보유한 고부가가치 선종 발주가 몰린 덕이다.
12일 글로벌 선박·해운 분석기관인 클락슨 리서치에 따르면 한국은 10월 세계 선박 발주량 150만CGT(38척) 중 86%(129만CGT, 17척)를 수주하며 10%를 차지한 중국(15만CGT, 8척)을 제쳤다. 일본은 3만CGT(2척)를 수주하는 데 그쳐 3위를 기록했다.
한국 조선업의 수주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24% 늘어난 것으로 올해 월간 기준으로 수주량이 100만CGT를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0월까지 누적 수주량에서도 한국은 695만CGT(39%)를 기록, 611만CGT인 중국(35%)을 앞지르고 1위를 기록했다. 누적 수주액은 한국이 159억7,000만달러로, 136억7,000만달러를 기록한 중국과의 격차를 벌리며 3개월 연속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탈리아와 일본은 각각 74억7,000만달러, 44억9,000만달러로 뒤를 이었다.
한국 조선업계는 초대형 컨테이너선,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위주로 수주를 따내며 고부가가치 선종 경쟁에서 우위를 보였다. 올해 10월 누적 기준 한국은 LNG선 35척 중 32척을, 초대형원유운반선(VLCC) 21척 중 13척, 초대형 컨테이너선 26척 중 16척을 수주했다. 한국이 수주하지 못한 선박은 대부분 중국이 자국 조선소에 내준 물량인 것으로 파악됐다. 중국 정부는 수년 전부터 ‘국수국조(國需國造·중국 화물은 중국 선박으로 수송하고 중국 선박은 자국에서 건조한다) 정책’에 따라 파격적인 자국 조선소 지원책을 펼치고 있다.
10월 말 전 세계 수주잔량은 9월 말보다 96만CGT 감소한 7,454만CGT로 집계된 가운데 한국만 유일하게 94만CGT 늘었다. 같은 기간 일본과 중국은 각각 71만CGT, 63만CGT 감소했다. 국가별 수주잔량은 중국 2,642만CGT에 이어 한국 2,132만CGT, 일본 1,191만CGT 순이다. 10월 클락슨 신조선가지수(Newbuilding Price Index)는 지난달과 동일한 130포인트를 기록했다.
/한동희기자 dwis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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