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광장시장은 식재료 천국으로 불리는 바르셀로나 보케리아 시장과 닮았어요. 수많은 한국 식재료의 향연에 눈을 떼지 못했죠.”
미국 뉴욕 브런치 레스토랑 ‘에그’의 에반 핸콜(사진) 총괄 셰프는 6일 서울신라호텔에서 서울경제와 만나 “뉴욕에 돌아가면 메뉴에 활용해보고 싶은 식재료를 많이 발견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핸콜 셰프는 신라호텔의 초청으로 지난 3월에 이어 두 번째로 한국을 찾았다. 지난주 말에는 신라호텔 셰프들과 광장시장을 찾아 한국 음식을 맛보고 행사에 사용할 식재료를 직접 구입했다. 그는 “한국 식재료는 특히 식감이 독특하다”며 “메뉴 구성에 많은 영감을 받았다”고 말했다. 실제 핸콜 셰프는 3월 방한 때 신라호텔 셰프에게 김치 비법을 전수받고 돌아가 브런치 메뉴의 고명으로 활용한 바 있다. 그는 “반응이 뜨거웠다”며 “김치를 아예 건조해 분말로 만들어 사용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에그는 14년 전 문을 연 뉴욕 정통 브런치 레스토랑으로 달걀을 소재로 한 다양한 메뉴를 선보이고 있다. 대표 메뉴는 창업자가 직접 개발한 ‘에그 로스코(Eggs Rothko)’. 갓 구운 도톰한 브리오슈 빵 사이에서 터지는 노른자의 식감이 일품이다. 10년째 에그에 몸담고 있는 핸콜 셰프는 “그동안 뉴욕의 수많은 브런치 레스토랑이 명멸하는 동안에도 에그는 묵묵히 한자리를 지켰다”며 “편안한 분위기에서 미국식 아침 식사를 즐기려는 고객들이 꾸준히 찾아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에그는 미쉐린 가이드 뉴욕이 선정하는 ‘빕 구르망’ 등급을 12년 연속 획득하면서 뉴요커뿐만 아니라 전 세계 관광객이 찾는 명소가 됐다. 빕 구르망은 합리적인 가격(미국 40달러 기준)과 훌륭한 맛을 두루 갖춘 곳에 부여하는 등급이다.
핸콜 셰프가 한국의 식재료에 큰 관심을 보인 것은 신선함을 중시하는 에그의 운영철학에서 비롯됐다. 농장에서 직접 기른 채소와 식재료를 식탁에 올리는 ‘팜 투 테이블(farm to table)’을 모토로 삼고 있는 에그는 식재료 대부분을 설립자 조지 웰든이 운영하는 농장에서 재배한다. 핸콜 셰프는 “에그 직원이라면 아르바이트생도 우선 농장에서 일해야 한다”며 “30여가지의 식재료를 직접 키우고 요리에 활용하면서 어떤 것이 필요한지 함께 연구한다”고 전했다. 직접 기른 식자재는 제철에 맞게 메뉴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가을에는 호박과 밤을 활용한 토스트를, 겨울에는 샐러리와 비트를 사용한 샐러드를 선보이는 식이다.
이번 초청 행사는 6일부터 8일까지 사흘간 서울신라호텔의 뷔페 ‘더 파크뷰’와 라운지바 ‘더 라이브러리’에서 진행된다. 에그의 대표 메뉴 10종과 최근 뉴욕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훈제 생선 샐러드(Smoked Fish Salad)를 에그만의 스타일로 재해석해 선보인다. 특히 더 파크뷰의 라이브 스테이션에서는 핸콜 셰프가 직접 요리하는 모습도 볼 수 있다. 그는 “지난 행사 때 많은 분들이 낯선 음식에 거부감을 갖지 않고 즐겨주셨다”며 “이번에도 한국에서는 접할 수 없는 색다른 미식 경험을 제공하고 싶다”고 말했다.
/박민주기자 parkm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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