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중하순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한 시중은행이 국회의원들에게 집중 지적을 받던 오후6시께. 이 은행은 예정에 없던 보도자료를 하나 배포했다. 업계에서는 새로울 게 없는 내용인데, 퇴근시간이 다 돼서 일부러 자료를 내는 이유가 무엇인지 의아하다는 반응이 나왔다.
이에 대해 5일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밀어내기식 홍보 전략 아니겠나”라고 평가했다. 해당 금융사에 대한 안 좋은 소식이 확산하면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금융사의 이름이 상위권에 오르고 대중이 클릭을 하면 부정적인 소식만 줄줄이 검색된다. 그러나 이 같은 자료가 같은 시점에 나가면 보도자료 내용이 함께 노출이 돼 자연스럽게 부정적인 영향이 상쇄된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홍보업계에서는 자사에 안 좋은 소식이 확산할 때 쓰는 전형적인 물타기 방어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정부 부처도 결은 달라도 비슷한 행태를 보인다. 불리한 내용을 휴일 전날이라 대중의 관심도가 떨어지는 금요일 오후나 대형 이슈가 있는 날 한꺼번에 발표하는 것이다. 일례로 현 정부는 개각, 청와대 참모진 개편을 대부분 금요일에 발표했다. 인사를 할 때마다 ‘회전문인사’라는 비판이 많았는데 파장을 최소화하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이태규기자 classic@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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