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명히 K바이오(한국 생명공학산업)는 성장하고 있습니다. 속도를 높이기 위해 모두 더 고민하고 공부해야 합니다.”
20여년 간 유럽 등에서 바이오벤처를 발굴, 투자하고 있는 권명옥(사진) PMG 인베스트먼트솔루션 투자책임은 17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한국바이오협회에서 서울경제신문과 인터뷰를 갖고 최근 국내 바이오기업들의 잇따른 임상실패 상황에 대해 “지금 K바이오가 겪고 있는 좌충우돌을 긍정적인 측면에서 봐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미국이나 유럽에서도 최근 국내에서 일어난 일련의 사태들이 흔히 일어난다”며 “이머징마켓이 성장하며 겪는 과정일 뿐”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그는 “설령 약품 개발에 실패하더라도 (그 내용에 대해 주주, 당국, 소비자가 정확히 알 수 있도록) 회사의 투명성만큼은 지켜야 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국내 일부 업체들이 임상절차 등과 관련해 시장의 불신을 사고 있는 것을 지적한 것이다. 투명성을 지키지 못한다면 아무리 좋은 임상 결과를 발표해도 신뢰를 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권 책임은 “같은 임상시험 결과를 발표하더라도 해석하기에 따라선 투자자들의 관점이 극과 극으로 바뀐다”며 “회사는 결과물을 객관적으로 바라봐야 하고, 투자자는 잘못된 해석을 걸러낼 수 있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권 책임은 K바이오의 빠른 성장을 위해 국내에 전문가들을 많이 초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상대적으로 약한 임상 역량 축적을 위해 글로벌 제약사의 임상시험에 합류해야 한다고 밝혔다. 임상에 참여하며 이들이 신약후보물질을 상업화하는 법을 배울 수 있다는 것이다. 권 책임은 “글로벌 제약사는 출시 시기부터 역산해 임상 진행 단계를 설정하고, 여러 기준을 통해 다음 단계의 임상시험에 진행할 물질을 고른다”며 “K바이오는 연구개발(R&D) 단계중에서 ‘개발’을 배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싱가포르 정부의 강력한 지원방식으로 우리 정부도 참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권 대표는 싱가포르의 예를 들며 “싱가포르는 연구소를 세워만 주면 10년 간 연구비 절반을 보전하겠다고 글로벌 제약사에 제안해 노바티스가 열대병 등을 연구하는 연구소를 세웠다”며 “열대병은 핵심 파이프라인은 아니지만 경험이 많고 은퇴를 앞둔 연구원들이 그 곳으로 가 이들의 경험을 싱가포르에 전수해줬다”고 설명했다. 이어 “신약 개발 과정은 열대병이든, 항암제든 다르지 않은 만큼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선택”이라 밝혔다.
/우영탁기자 ta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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