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차량 제조생산 업체 오텍(067170)의 단순 투자사였던 미국계 헤지펀드 사이언에셋매니지먼트가 경영 참여를 선언했다. 보유 지분도 1%포인트 이상 확대해 10%에 육박한다. 오텍의 매출이나 실적이 개선되는 상황에서 외국계 헤지펀드의 경영 참여 선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2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코스닥 상장사 오텍의 2대 주주인 사이언에셋은 최근 지분 보유 목적을 단순투자에서 경영참가로 변경했다. 또 지분을 1.13% 추가 취득해 지분율은 9.75%까지 늘렸다. 오텍은 강성희 대표(23.65%)가 최대주주다.
사이언에셋은 지난 2008년 서브프라임 사태 당시 큰 수익을 낸 투자자들을 다룬 영화 ‘빅쇼트(Big Short)’의 주인공 중 한 명인 마이클 버리가 대표로 있는 헤지펀드다. 미국 캘리포니아를 기반으로 총 운용 자산은 3억4,397만달러(4,191억원)다. 사이언에셋의 특별관계자까지 합치면 자산 총액은 7조원이 넘는다.
자금력이 있는 헤지펀드가 경영 참여를 선언하면서 업계에서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최근 오텍의 실적이 크게 개선되고 있지만 이에 따른 주주환원 정책이 제대로 나오지 않는 점을 가장 먼저 건드릴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린다. 오텍의 올해 반기 매출은 5,287억원으로 전년 대비 17.2% 늘었다. 영업이익은 221억원으로 46%, 당기순익은 161억원으로 89.7% 증가했다. 하지만 오텍의 배당성향은 코스닥 상장사 평균보다 낮다. 오텍의 지난해 말 배당성향은 10.06%로 코스닥 상장사 평균(31%)에 못 미친다. 시가배당률(0.95%)도 코스닥 배당법인 평균(1.85%)의 절반이다.
우호 세력으로 평가받은 해외 펀드가 경영참여를 선언하면서 회사 인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공시 의무가 강화되는 상황에서 경영 참여를 선언했고 어떤 식이든 기업가치 개선을 위한 제안을 내놓을 것으로 전망된다. 기업가치 개선 기대감에 이날 오텍 주가는 전날 대비 17.3%(1,750원) 급등한 1만1,850원에 마감했다. 장중 한때 1만2,600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오텍 주가가 실적 대비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주주환원 정책 강화 등을 제안할 것”이라며 “회사 측이 어떤 대응을 내놓을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강도원기자 theon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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