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전문가들은 최근 투자 심리가 고꾸라진 것을 두고 대외 요건 못지않게 국내 정책 리스크가 작용했다고 봤다. 주 52시간 근로제 실시와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에 더해 높은 법인세 부담까지 겹치면서 기업이 투자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게 됐다는 것이다. 1일 서울경제 창간 59주년 설문에 참여한 경제 전문가 101명 가운데 41.6%(42명)는 투자 심리가 침체된 배경(복수응답 가능)으로 글로벌 경기 둔화를 지목했다. 다만 국내 정책 요인이 문제라는 지적도 잇달았다. 정부의 친노동정책을 우려한 전문가들은 34.7%로 집계됐다. 정부의 노동정책이 기업의 인건비 부담을 늘리는 쪽으로 추진되다 보니 기업의 투자가 위축됐다는 얘기다. 그 외 정부 산업정책 부재(25.7%), 높은 법인세와 상속세 부담(17.8%), 수도권 입지 규제(11.9%) 등 다른 국내 정책 요인도 두루 거론됐다. 전문가들은 투자 심리 등을 자극해 잠재성장률을 높이기 위해 필요한 과제(복수응답 가능)로 산업 구조조정(51명)과 규제 개혁(49명)을 우선 꼽았다. 노동시장 유연성 강화 등 노동개혁(45명)에 나서야 한다는 답변이 뒤를 이었다. 한 응답자는 “산업 재편에서부터 노동 시장 개혁까지 하나같이 시급한 과제들이지만 모든 게 가야 할 방향과 달리 가고 있다”고 우려했다. 규제 개혁이 절실한 분야로는 빅데이터(52명), 바이오 및 의료 산업(41명), 타다 등 공유경제(36명) 분야 순으로 많았다.
정부의 투자 활성화 대책에 대해서는 전문가들 10명 중 9명이 실효성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앞서 정부는 기업의 생산성 향상시설 투자세액공제율을 한시적으로 높이고 투자세액공제 적용 대상도 확대하는 등 기업의 투자를 유도할 세금 감면책을 내놓은 바 있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일부 투자심리 자극하는 정도에 그칠 것(52.5%)’ ‘별다른 효과가 없을 것(45.5%)’이라고 내다봤다.
/세종=김우보기자 ub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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