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경제여건이 지금보다 나빠지면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하할 수 있다고 시사했다.
한국은행이 1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 낸 서면답변서에 따르면 한은은 기준금리를 추가적으로 내릴 계획이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대내외 경제여건이 더 어려워지고 거시경제의 하방 위험이 확대한다면 추가적인 통화정책 대응도 고려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경기 회복을 뒷받침하기 위해 완화적인 통화정책 기조를 유지하되 추가 인하 여부는 금리 인하 효과와 경기회복 여부 등을 보며 판단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은은 지난 7월 경기둔화를 이유로 기준금리를 연 1.75%에서 1.50%로 0.25%포인트 내렸다. 한은은 지금 상황에서 금리 인하가 투자에 미치는 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다고 봤다. 한은은 “최근 설비투자 위축은 무역 분쟁, 반도체 경기둔화, 일본 수출규제 등 대외여건 악화에 따른 불확실성 등에 기인했다”며 “이번 기준금리 인하가 투자에 미치는 긍정적인 효과는 과거에 비해 제한적일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이어 “대기업의 경우 금융위기 이후 투자의 외부자금 의존도가 낮아져 금리하락의 투자 제고 효과가 줄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중소기업의 경우 금리가 떨어지면 이들의 자금 조달 비용이 줄어들고 투자심리도 좋아질 수 있다고 답했다.
일본 수출규제를 두고는 “한국이 화이트리스트에서 배제돼 수출규제가 확대한다면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작다고 할 수 없겠다”고 말했다. 다만 규제 집행의 강도와 화이트리스트 배제로 직접 영향을 받는 품목을 예단하기 어려워 경제적 영향을 구체적으로 밝히긴 어렵다고 덧붙였다. 일본계 금융기관의 자금 회수를 두고는 “영세 자영업자 등을 대상으로 고금리 대출을 하는 저축은행과 대부업의 경우 일본계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다”면서도 이들 재원의 대부분이 국내 예금이고, 정부도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지원 확대를 유도해 자금이 회수돼도 충격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민수 인턴기자 minsoojeo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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