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면세품 불법유통까지 판치는 이커머스

이커머스서 싸게 산 면세용 홍삼

제품 문제 있어도 보상받을 길 없어

유통 질서 파괴·소비자 피해 우려

개별 감시 어려워 짝퉁판매도 여전

당국 관리·감독 강화 목소리 커져





#얼마 전 한 오픈마켓에서 ‘정관장 홍삼정 에브리타임 로얄’을 구매한 박모씨는 황당한 경험을 했다. 제형이 묽어서 제조사인 KGC인삼공사에 문의했더니 교환이나 환불은 제품을 구매한 구입처를 통해서 진행이 가능하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KGC인삼공사 관계자는 “본사와 정식 거래를 맺지 않은 판매자를 통해 구입한 면세용 제품에 대해서는 소비자들에게 품질을 보증하지 못한다”면서 “정식 유통망을 거치지 않은 제품은 유통과정에 대한 관리가 어렵고 저가로 판매되면서 가격 질서도 파괴한다”고 우려했다.

‘이커머스’(e커머스)가 면세품의 불법 판로로 악용되고 있다. 화장품은 면세품 표기를 통해 해결책을 마련했지만 나머지 품목은 버젓이 온라인에서 판매되고, 유명 명품 브랜드의 ‘짝퉁’도 여전히 사그라질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면세품의 불법 유통에 대한 정부 당국의 관리·감독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면세품을 이커머스에서 더 싼 값에?= 2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쿠팡, 티몬, 위메프 등 대부분의 이커머스업체에서는 정관장의 면세용 홍삼제품이 판매되고 있다. ‘정관장 홍삼정 로얄(240g)’의 면세점 판매가는 22만원이 넘지만 온라인상에서의 최저가는 15만원대에 형성돼있다. ‘로얄’이라는 단어가 뒤에 붙는 정관장 제품은 면세점에서만 판매되는 제품이다. 면세용 제품은 성분 배합도 내수용과 다르다. 홍삼정 로얄은 외국인의 입맛에 맞춰 쓴맛이 강한 홍미삼(뿌리) 대신 홍삼의 몸통 부위인 홍삼근을 100% 함유하고 있다. 반면 내수용 홍삼정은 홍삼근 75%와 홍미삼 25%의 비율로 만들어진다.

면세점에서 구매한 면세품을 국내에서 되파는 것은 관세법상 불법이다. 그럼에도 이 같은 불법 유통이 이어지고 있는 것은 시내나 입국장 면세점 등에서 구매한 면세품이 비정상적인 통로로 판매되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관세청 관계자는 “특허사업자로 지정된 면세점은 인터넷면세점 외에 오픈마켓에서 판매자로 활동하지 않고 있다”면서 “면세품을 재판매하는 것은 명백한 불법이며 세관 직원 등으로 구성된 민관 합동단속반을 통해 온·오프라인 감독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소비세만 면세하는 사후면세점을 관할하는 국세청도 사후면세점을 통한 유통 가능성을 일축했다. 국세청 관계자는 “구매자의 신분을 확인해야 하기 하기 때문에 사후면세점은 오픈마켓에 입점하지 않고 오프라인 매장으로 운영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커머스 업체들은 판매자 등록부터 이를 막을 장치가 없다. 쿠팡 관계자는 “판매업체에 적법한 경로로 유통된 상품인지 소명을 요청하고, 적절한 소명이 없으면 해당 상품에 대해 판매중단이나 노출해제 등의 조치를 취하고 있다”며 “해당 상품도 소명을 요청한 상태”라고 말했다.

◇‘면세용’ 스티커로 불법유통 차단하는 화장품= 면세품의 국내 불법 유통 이슈는 화장품에서 먼저 시작됐다. 시내면세점에서 국내 화장품을 대량으로 구입한 보따리상이 온라인에서 저가로 판매해 화장품 가맹점주들이 피해를 입는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다. 현재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은 관세청이 도입한 면세품 표시제를 이행하고 있지만 스티커를 부착하기 어려운 메이크업 제품은 제외되고 있다. 또 자율 표시제라는 점에서 한계도 있다. 뷰티업계 관계자는 “스티커 제작 등 비용 부담을 안아야 하는 중소기업에서도 이를 따를지는 미지수”라고 지적했다.

◇짝퉁 판매 논란에도 여전히= 쿠팡에서 짝퉁시계 500여종이 판매된다며 한국시계산업협동조합이 거세게 반발한 지 한 달여가 지났다. 짝퉁시계 판매는 중단됐지만 에르메스, 구찌 등 명품 브랜드의 모조품은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짝퉁 판매는 불법이지만 모조품을 정품이라고 허위로 명시하지 않으면 전자상거래소비자보호법을 위반하지 않는다는 점을 악용한 것이다. 이에 쿠팡 관계자는 “사업자등록증을 사전에 확인하지만 상품은 판매자가 자유롭게 등록하기 때문에 검색어로 모조품을 거르는 시스템 등을 24시간 가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허세민기자 semin@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경 마켓시그널

헬로홈즈

미미상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