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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r&Fun]생태계 파괴자 기아 셀토스, 외모·공간·주행성 다 잡았다

쏘렌토R·스포티지R 재해석한 투구형 외모

입체감 주는 큐비클 LED 해드램프 고급감

10.25인치 디스플레이에 수평형 인테리어

상위 트림을 침범하는 넓은 실내 공간 강점

가격은 ‘하이클래스’ 4륜 모델 높은 주행성

외모·주행 만족위해 2,600만원 이상 써야

기아자동차가 정말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의 판을 바꿀 모양이다. 셀토스를 시승하고 적어도 국내 시장에서는 대적할 소형 SUV가 없다는 결론이다. 고급 차가 연상되는 외모와 성인 네 명이 널찍하게 앉을 공간, 주행의 재미까지 갖췄다. 현대차 코나가 깔끔한 주행성능에도 공간이 다소 좁고 쌍용차 티볼리는 넓지만 밋밋한 주행 감성을 전하는 점을 고려하면 셀토스는 두 모델보다 모든 면에서 뛰어나다. 어쩌면 상위 모델인 스포티지나 투싼, 특히 코란도의 수요를 흡수할 것 같은 인상도 들었다. 셀토스는 소형과 준중형 SUV의 경계를 파괴해 새로운 세그먼트를 만들고 싶어하는 차다.





◇고급 차 수준의 실내외 디자인

다들 랜드로버사의 이보크와 레인지로버스포츠를 빼닮았다는 얘기들을 많이 했다. 실제로 셀토스를 보자마자 레인지로버가 아닌 이전 세대인 쏘렌토R과 스포티지R이 떠올랐다. 호랑이 코 그릴이 쏘렌토R에서 보던 것처럼 투구 모양으로 자리 잡았다. 눈인 헤드램프는 혼다 어코드가 떠올랐다. 펄(Pearl) 효과를 적용해 화장한 것처럼 반짝이는 속눈썹이 안에 자리 잡았다. 방향지시등도 유기발광다이오드(LED)인데 주황색 세 줄로 자리 잡았다. 호랑이의 줄무늬가 연상된다. 옆은 현재 판매되는 쏘렌토와 같이 평평하면서도 근육질을 연상하게 만들어 크게 보인다. 옆에서 보면 “이 차가 소형 SUV가 맞나”하는 생각이다. 뒷모습은 굵은 크롬 가니쉬가 양쪽 헤드램프 사이로 들가며 좁아지는 형상이다. 여기 선명한 캐릭터 라인들이 많이 들어가 각졌지만 세련되다.

실내 인테리어는 특히 마음에 든다. 일단 센터페시아 상단에 10.25인치 디스플레이를 띄워(플로팅타입) 놓았다. 그 밑으로 에어컨 송풍구와 조작부가 가로로 이어졌다. 가격이 제한되기 때문에 소재가 고급스럽진 많지만 실내 전체가 수평으로 일체감을 맞춰 연결돼 딱 봐도 깔끔하고 안정적이다. 여기에 곳곳에 크롬을 써 젊은 느낌마저 잘 살렸다.

실내 디자인은 뒷자리에 앉았을 때 더 이쁘다. 우선 뒷자리는 동급 최대의 휠베이스(2,630㎜)로 성인 두 명이 넉넉하게 앉아서 갈 정도로 크다. 머리 공간 역시 주먹 하나가 들어갈 정도로 여유롭다. 살짝 누운 시트와 적당한 높이의 목받이 덕에 소형급 SUV에서도 꽤 편한 자세를 확보할 수 있다. 뒷좌석이 커서 앞좌석의 센터페시아가 멀리 보인다. 블랙하이그로시 소재에 크롬을 장식해 수평으로 쭉 뺀 실내는 뒤에서 보면 정말 고급 차의 인테리어처럼 보이기도 한다.

운전석에서 본 셀토스의 인테리어. 10.25인치 디스플레이에 블랙하이그로시 소재와 크롬을 수평으로 전개했다./구경우 기자


셀토스의 뒷 좌석은 휠베이스가 2,630㎜ 로 성인 남성이 앉아도 다리 공간이 상당히 여유롭다. 다만 전폭(1,800㎜)은 제한돼 세 명이 나란히 앉기에는 불편하다. 넓은 4인승으로 활용이 현명하다./구경우기자


◇준수한 스포츠 주행성에 승차감도 갖춰

셀투스로 경기도 여주 마임 비전빌리지에서 강원도 원주 오크밸리리조트까지 왕복 130㎞를 달렸다. 고속도로와 국도 외에도 산길 곡선로를 지났다. 일반도로에서 이 차가 낼 수 있는 한계까지 달려봤다. 기아차(000270)가 쓰는 1.6 가솔린 터보에 7단 건식 듀얼클러치(DCT) 변속기의 조합은 수 차례 경험해봤다. 이 조합은 세팅마다 차의 특성에 맞춰 다른 느낌을 전하는데 K3 GT는 꽉조인 단단함을, 쏘울 부스터는 탄탄하지만 가벼운 주행감을 준다.

주행한 4륜 모델(4WD) 셀토스는 주행감각은 이 두 차의 중간에 해당한다. 주행 질감이 속도와 주행상황에 따라 탄탄하면서도 여유롭고 경쾌하지만 단단하게 변한다. 처음 시동을 걸고 손을 감았을 때 스티어링휠이 가벼웠다. 하지만 마임비전빌리지를 빠져나가는 곡선로를 여러 번 감으니 바로 속도감응식 스티어링휠이 인지하고 탄탄한 무게감을 주게 바뀌었다. 셀토스의 1.6 터보 가솔린 모델은 최고출력 177마력, 최대토크 27.0㎏·m를 낸다. 동승자 두 명을 싣고 고속도로에서 힘을 내놨다. 4단으로 킥 다운된 변속기는 엔진회전수(RPM)가 약 5,800에 이를 때까지 쭉 밀어붙인다. 변속까지 속력을 팽팽하게 밀어내는데 이 때 스티어링휠마저 묵직해지며 재미를 느낄 수 있다. DCT의 변속 타이밍도 숙성됐다. 일반 주행에서 가속과 감속을 반복해도 반응이 빠르고 응답이 느린 상황이 오지 않는다.



서스펜션 역시 중용을 안다. 100㎞ 부근에서 항속할 승차감이 좋다. 가라앉아 노면의 굴곡을 타듯이 지나가는 소위 ‘독일 차’의 감각이 어느 정도 묻어난다.

무엇보다 셀토스는 장착한 금호타이어(솔루스TA91 마제스티9)과 궁합이 좋다. 이 타이어는 정숙성과 승차감에 집중하면서도 스포츠 주행도 가능하게 만들었다. 셀토스를 타면 SUV 특성 탓에 노면 진동이 다소 있지만 소음은 적은 것을 경험할 수 있다. 이 부분을 타이어가 해냈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소음을 최근 시승한 K7 프리미어(2.5 가솔린 모델)보다 적었다. 제한된 원가에 이중접합유리를 쓰지 않았지만 이날 시승에서 풍절음은 딱히 거슬리지는 않았다.



◇4륜 모델이 좋지만 가격 또한 하이클래스

문제는 이날 짧은 시승에서 강한 인상을 준 셀토스는 노블레스‘풀 옵션’ 모델(3,092만원)이다. 특히 셀토스가 주는 준수한 주행성능은 4륜 옵션(177만원)을 더 들여야 맛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괜찮은 곡선 주행능력과 항속 능력은 뒷바퀴에 각각 서스펜션이 움직이는 멀티링크와 4륜 시스템이 역할을 했다고 본다. 2륜 모델은 뒤가 일체형 서스펜션인 토션빔 타입에 구동배분도 전륜에 몰려있다. 토션빔을 달면 뒷좌석 승차감은 떨어지게 돼있다. 4륜과 같은 주행감을 2륜 모델이 내려면 K3 GT와 같이 서스펜션을 더 단단하게 하거나 더 수준 높은 스포츠성을 담보하는 타이어(미쉘린 PS4)를 달아야 한다. 이 경우 승차감과 소음을 양보해야 할 수 있다. 하지만 기아차는 2륜과 4륜이 아니라 휠 인치에 따라 유사한 타이어(16·17인치 솔루스 TA31)를 사용했다. 4륜만 경험한 탓에 2륜도 같은 주행 질감을 구현할지는 의문이다.

또 속도감응형 스티어링휠이 한 번씩 황당한 반응을 전하는 점도 소프트웨어 최적화 등으로 개선해야 할 문제다. 단단하게 감기던 스티어링휠 감각이 고속에서 갑자기 도심처럼 힘이 풀리기도 했다. 또 도심에서는 가볍다가도 방지턱을 몇 개 넘다보면 고속도로처럼 무거워지는 일도 있었다. 잘 조율해 상황마다 어울리는 일관적인 감각을 줬으면 한다.

이 부분은 호불호가 갈릴 것으로 본다. DCT 변속기의 스포티한 변속을 좋아한다면 실망을 할 수도 있다. 자동변속기처럼 부드러우면서 DCT의 역동성을 담아냈다. 다만 자동변속기를 좋아하면 셀토스의 변속이 만족스럽게 느껴질 것이다.

1,900만 선에서 시작한다지만 어느 정도 돈을 써야 한다. 기아차가 잘 팔릴 것으로 예상하는 프레스티지트림(2,238만원)에 4륜을 달아 2,415만원까지 가격을 올려야 한다. 준수한 주행성에 충만한 재미도 느끼려면 보스(BOSE)사운드(147만원)를 선택해야 하는데 가격이 2,562만원이 된다. 프레스티지 트림은 셀토스의 상징인 풀(Full) LED 램프와 방향지시등이 적용 안 됐다. 이 때문에 멋진 외모와 주행성을 다잡으려면 노블레스+4륜+보스사운드를 하면 2,768만원까지 간다. 기아차의 설명대로 ‘하이클래스’다. 셀토스는 상위 모델에 비해 빠지지 않는 넓은 실내 공간을 갖췄다. 스포티지나 투싼, 코란도 등 상위 모델의 낮은 트림을 사기보다 상위 트림의 셀토스를 산다는 생각으로 접근해야 한다.
/구경우기자 bluesqua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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