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무역규제가 반도체에 이어 기계 업종까지 확장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기계주가 일제히 강세를 보였다.
16일 한국거래소에서 장중 신고가를 기록한 화천기계(010660)(5.01%)를 비롯해 디에스티(033430)(9.68%), 서암기계공업(100660)(8.95%), 맥스로텍(141070)(7.34%), 삼익THK(004380)(7.98%) 등 관련 종목들의 주가가 큰 폭으로 상승했다. 최근 지능형 자동화 공작기계 개발에 성공한 화천기계의 경우 이날 거래량이 전 거래일의 11배인 2,387만주까지 급증하며 장중 신고가인 4,210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다음달 일본이 안보상 우방 국가인 ‘화이트 국가’ 리스트에서 한국을 제외시킬 경우 기계산업 부품의 상당 부분에서 국산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일본이 추가적인 수출규제에 나설 경우 대상이 될 수 있는 대표 업종으로 자동차와 기계 등을 꼽는다. 유승민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첫 번째 공격의 타깃이 중고위~고위기술산업군 중 한국의 핵심산업인 반도체였다면 다음은 자동차·기계 등이 우려된다”고 전망했다. 일본이 대일 의존도가 높으면서도 국내 수출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핵심산업에 대한 추가 압박에 나설 수 있다는 해석이다.
관세청 조사 결과 지난해 기준 정밀기기(19.9%), 일반목적기계(18.7%), 특수목적기계(32.3%) 등 국내 기계 관련 산업의 대일 의존도는 상당히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일본의 무역규제가 국내 산업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분석이다. KB증권 리서치센터는 “일부 기계업종의 영향은 불가피하다”면서도 “다수 기업이 일본산 부품을 채택하고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국내 업체로 수급 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고 삼성증권 리서치센터는 “한일 갈등이 양국 경제 및 산업에 파괴적인 영향을 미치는 양상까지 악화할 가능성은 작다고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신한나기자 hann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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