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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착한 고집'으로...매출·환경·상생 모두 잡았다

■오리온의 남다른 '윤리경영'

5년 넘게 가격 동결

포카칩 등 16개 제품 값 안올리고

양은 10% 늘려 소비자에 큰 인기

포장재 절감 프로젝트

'포장재 축소' 여의도 면적 40% 달해

12개제품 업계 첫 '녹색인증' 획득도

협력사와 긴밀한 관계

제품 공동개발·해외진출 지원 등

공정거래협약 이행 모범 기업으로

성보잉크 환경친화적 포장재 개발 테스트/사진제공=오리온




오리온 그룹 윤리경영 임원 워크숍 및 윤리규범 선포식/사진제공=오리온


새해 초만 되면 주요 식료품의 물가가 일제히 오른다. 1위 식품업체가 가격 인상의 신호탄을 쏘면 나머지 기업들도 기다렸다는 듯이 가격을 올리는 식이다. 올해 초에도 수많은 식품업체들이 원부자재비 인상, 인건비 증가 등을 이유로 즉석밥, 고추장, 아이스크림, 맥주 등 다양한 품목의 식료품 가격을 올렸다.

이 같은 연례행사에도 흔들리지 않고 가격을 동결하는 식품업체들은 소비자들에게 ‘착한 기업’으로 불리며 주목받고 있다. 오리온(271560)은 5년 넘게 전 제품의 가격을 동결하고 있는 것은 물론 오히려 총 16개 제품을 가격 변동 없이 증량했다. 이외에도 포장재 절감을 통한 환경 보호와 협력사와의 동반 성장을 통해 ‘윤리 경영’에 속도를 내고 있다.

◇중량은 늘리고 가격은 동결한 ‘착한 고집’= 오리온이 제품의 양은 늘리고 포장재는 줄이는 ‘착한 포장 프로젝트’를 시작한 것은 지난 2014년이었다. 과대포장이 사회적 이슈로 부상하며 국내 과자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퍼져나가던 터였다. 이에 오리온은 같은 해 11월 결단을 내렸다. ‘마켓오 리얼브라우니’를 시작으로 ‘포카칩’, ‘초코파이’, ‘오!그래놀라’ 등 주요 제품을 가격 인상 없이 10% 이상 증량한 것이다.

이 같은 노력에 힘입어 오리온은 지난 2017년 2·4분기부터 올 1·4분기까지 매 분기마다 전년 동기 대비 성장하고 있다. 특히 오리온의 대표 과자 중 하나인 ‘촉촉한 초코칩’은 2018년 9월 증량 이후 성장세를 이어가며 두 번째 전성기를 맞았다. 올 2월 10% 증량하며 재출시된 치킨팝도 이전보다 판매량이 2.5배 이상 크게 늘며 소비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오리온 관계자는 “맛있고 품질 좋은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공급한다는 업의 본질에 따라 소비자에게 더 많은 가치를 제공하고 나아가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2015년부터 윤리경영을 실천하고 있다”면서 “최근에는 물류와 영업 시스템을 개선하고 생산 효율성을 높이는 등 내부적인 노력을 통해 비용을 절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포장재 절감으로 친환경 경영 실천= 오리온은 자원 낭비와 환경오염의 주범인 포장재를 줄이는 노력도 펼치고 있다. 제품의 포장 규격을 축소해 포장재와 잉크 사용량을 줄이는 포장재 개선 작업이 대표적이다.

오리온은 지난 2014년부터 현재까지 총 21개 제품의 포장재 규격을 축소했다. 이는 오리온 전 제품의 절반에 달하는 수치다. ‘오징어땅콩’, ‘스윙칩’, ‘포카칩’ 등 대표적인 스낵 제품의 경우 한 해 동안 이들 세 제품을 생산하는 데 사용된 포장재의 총 양을 포장재 축소 전 기준으로 비교한 결과 여의도 면적의 40%에 달하는 포장재를 절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지난 2015년 3월에는 20여개 브랜드를 대상으로 디자인을 단순화하고 인쇄 도수를 낮춰 연간 약 88톤의 포장재 잉크 사용량을 줄였다.

인체에 유해한 휘발성유기화합용제를 배제한 포장재 개발로 생산 근로자와 소비자 모두에게 안전한 환경도 마련했다. 지난 2017년 협력사와 함께 포장재 제조 시 발생하는 유해물질인 총미연소탄화수소(THC)와 총휘발성유기화합물(TVOC) 방출량을 기존 대비 각각 83%와 75%씩 감소시킨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지난해 초코파이, 포카칩 등 총 12개 제품의 포장이 제과업계 최초로 환경부의 녹색인증을 획득하기도 했다.

올 6월에는 약 70억원을 투자해 환경친화적 포장재 생산을 위한 ‘플렉소’ 방식의 인쇄설비를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플렉소는 기존 인쇄 방식과 달리 양각 기법을 활용해 잉크 사용량을 기존 대비 50% 이상 절감해준다. 오리온은 연내 플렉소 인쇄설비를 도입하고 내년 상반기부터 포장재 생산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협력사와 손잡고 해외 진출도= 오리온은 가격 동결이나 포장재 축소와 같은 가시적인 경영 활동 외에도 협력사와의 긴밀한 관계에도 힘쓰고 있다. 지난 2017년 협력사와 함께 환경친화적 포장재를 함께 개발했을 당시에는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2017년 공정거래협약 이행 모범사례’로 선정되기도 했다.

또 동반성장 협약을 체결한 협력사의 납품 대금을 현금으로 지급해 협력사의 자금 운용 부담을 줄여주고 있다. 제과업계 최초로 온라인 공개 입찰 시스템을 도입해 공정하고 투명한 거래가 이뤄지는 환경도 갖췄다. 중국, 베트남, 러시아 등에 흩어져 있는 오리온의 해외법인과 연계해 협력사의 해외 진출도 지원하고 있다. 오리온 관계자는 “윤리경영은 단순한 사회공헌 활동을 넘어 기업의 성장을 위한 필수 원동력”이라며 “소비자와 사회를 비롯해 협력사, 주주, 임직원 등 기업을 둘러싸고 있는 여러 이해 관계자들에게 더 많은 가치를 제공하고 책임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허세민기자 sem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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