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랄라블라 계산역점 폐점 세일로 정가로 11만 원인 제품들을 70% 할인 받아서 3만원 좀 넘는 가격에 샀습니다.(직장인 A씨)”
국내 H&B스토어 2위인 랄라블라가 50~70% 할인해주는 재고 정리세일까지 하며 부진 점포 정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전 점포가 직영으로 운영되고 있는 랄라블라가 재고 정리세일을 하는 것은 업계에서 이례적이다. 이 가운데 3위인 롭스가 올해 공격적인 출점을 예고함에 따라 이에 연내 2위를 내줄 것으로 확실시되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168개였던 랄라블라의 점포 수는 상반기에만 16개 점포를 폐점하며 현재 152개로 주저 앉았다. 하반기에도 부진 점포를 지속적으로 폐점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반해 지난해 말 점포 수가 124개에서 5개가 늘어 현재 129개를 운영하고 롭스는 하반기 출점에 속도를 내며 연내 150개 이상으로 늘린다는 방침을 세웠다.
랄라블라가 정리 세일까지 하며 점포를 빠른 속도로 정리하는 것은 그동안 쌓인 실적 부진을 빨리 털어버리려는 의도가 크다. 랄라블라는 지난해 영업적자 규모가 254억원에 달하며 GS리테일(007070)에 부담을 안겼다. H&B스토어 시장 격화, 오프라인 시장 침체 등의 변수로 랄라블라의 점포 수는 2015년 113개, 2016년 128개, 2017년 186개로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다가 지난해 감소세로 돌아섰다. 랄라블라는 지난해 3월 ‘왓슨스’와 결별하며 랄라블라로 브랜드명을 바꾸고 매장을 300개까지 늘리는 한편 가맹사업도 검토한 바 있지만 이도 중단했다.
랄라블라의 실적 부진에는 다양한 이유가 꼽힌다. 왓슨스 브랜드명으로 운영되던 시절 올리브영만큼 공격적인 출점을 하지 못하며 오프라인 시장 침체가 닥치기 전 규모의 경제를 위한 점포 (300~400개)를 달성하지 못했다는 것과 올리브영과 롭스에 비해 MD구성력이 약하다는 점이 거론된다.
올리브영은 몇 년 간 실적 부진을 겪으면서도 빠르게 점포를 늘리며 인지도와 바잉 파워를 키웠다. 현재 1,200여개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롭스는 롯데 계열사로서 바잉 파워를 통해 백화점에서 빠진 화장품 브랜드들을 입점시키는 전략으로 화제 몰이를 했다. 롯데 계열 유통사 뿐 아니라 역 근처에도 점포를 내며 빠르게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
이에 GS리테일 측 관계자는 “수익이 나는 우량점 위주로 점포를 운영하며 수익을 개선시켜 나갈 것”이라며 “10~30대가 선호하는 SNS 인기 브랜드 등 틈새 화장품 브랜드를 입점시키고 앞으로 건강식 위주로 상품군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변수연기자 dive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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