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서 귀국하자 마자 '비상경영' 지시한 이재용

13일 긴급 사장단 회의 소집해

시나리오 별 경영계획마련 지시

러시아 등 소재 다변화도 강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12일 일본 출장을 마치고 서울 김포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용(사진) 삼성전자 부회장이 반도체·디스플레이 3개 소재와 관련해 “급한 불을 껐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일본 출장 귀국 바로 다음날인 13일 삼성 사업장에서 반도체·디스플레이 경영진을 소집해 이같이 말하고 사장단에 컨틴전시플랜(비상 경영 계획) 마련을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14일 재계 등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전날 사장단 회의에서 일본 출장 결과를 사장단과 공유하고 경영진과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 수급 현황과 사업 영향, 향후 대응방안 등을 논의했다.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의 발 빠른 대응으로 삼성전자가 수출규제에 포함된 3개 핵심소재 조달에 다소나마 성과가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이 부회장이 일본에서 현지 기업들과 논의를 통해 일본의 해외 법인을 통한 소재 조달 등에 성과가 있었던 게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하지만 재계에서는 일본 정부의 완강한 입장을 감안할 때 구체적인 소재 조달 성과보다는 일본 현지 재계 원로들로부터 사태 악화를 막기 위해 협조해 달라는 부탁에 대해 긍정적인 답변을 얻는 정도의 성과일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이 부회장은 “단기 현황 대처에만 급급하지 말고 글로벌 경영 환경 변화의 큰 흐름을 파악할 수 있는 안목을 길러야 한다”고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변화에 기민하게 대처할 수 있는 체제를 마련하는 한편 흔들리지 않고 시장을 이끌 수 있는 역량을 키우자”고 강조했다는 후문이다.

/이상훈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