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천문연구원 권우진 박사팀 등 국제연구팀이 지구로부터 1,000광년가량 떨어진 분자운에서 아기별(protostar)을 관측했다고 3일 밝혔다. 1광년은 빛이 진공 속에서 1년 동안 진행한 거리이다. 국제연구팀은 주변 자기장 속에서도 원반이 만들어질 수 있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별은 분자운 속에서 태어나는데 밀도가 큰 지역의 중력 영향으로 급격하게 수축하면서 만들어진다. 중력 수축으로 형성된 아기별은 각운동량보존 법칙에 따라 빠르게 회전한다. 이 법칙은 외부 힘이 없을 경우 전체 각운동량이 항상 일정한 값을 보인다는 뜻이다. 피겨스케이팅 선수의 회전 동작이 대표적인 사례다.
빠르게 도는 아기별 주위로는 가스와 먼지가 유입되는데 이것이 모여 원반 모양을 나타낸다. 만약 자기장이 아기별 구조체(protostellar system) 회전축과 나란하거나 그 크기가 세면 자기장에 의한 제동 효과가 너무 강해져 원반이 형성되기 어렵다.
국제연구팀은 세계 최대 규모의 아타카마 밀리미터·서브밀리미터 전파간섭계(ALMA)를 이용해 페르세우스 분자운에 속해 있는 ‘L1448 IRS 2’ 초기 아기별을 확인했다. 페르세우스 분자운과 지구 사이의 거리는 1,000광년가량이다. L1448 IRS 2는 자기장이 회전축에 나란하기 때문에 중심 원반 형성이 기대되지 않는 아기별로 예상했다.
하지만 해상도를 높여 분석한 결과 L1448 IRS 2 중심부 자기장이 회전축과 수직 방향으로 돼 있다는 점이 새롭게 밝혀졌다. 세기가 강한 자기장 속에서도 아기별 초기에 원반이 형성된다는 뜻이다.
권 박사는 “자기장이 아기별 원반 형성과 진화에 미치는 영향을 들여다보는 것은 행성계 기원을 밝히는 데 중요하다”며 “아기별로 유입되는 물질 흐름과 자기장 사이에 존재하는 영향을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 /고광본 선임기자 kbg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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