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가 한진칼(180640) 지분 보유를 밝힌 델타항공에 “지분 투자와 관련해 총수 일가 측과의 묵시적 합의 사실이 있다면 한국 자본시장법령 위반 소지가 있다”며 투자의 진짜 이유가 무엇인지 밝히라는 내용의 공개 질의 서신을 보냈다. 한진(002320)칼 주가가 델타 등장으로 연일 하락하고 있는 상황에서 펀드 출자자 등의 요구 사항을 반영해 KCGI가 궁여지책으로 질의 서신을 내놓은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KCGI는 1일 ‘델타항공 이사회에 한진칼 투자 관련 질의 서신’이란 공식 자료를 냈다. KCGI는 “한진그룹이 세계적 항공·물류 기업으로 성장할 잠재력이 있다고 믿고 투자했다”며 “지배구조 개선, 사회적 신뢰 제고 및 기업가치 증대에 대한 기대감으로 한진칼 주가도 7개월 간 60% 이상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KCGI는 “하지만 델타항공이 한진칼 지분 투자 및 향후 10%까지 보유 지분을 확대한다고 밝힌 6월 20일 이후 주가가 30%가량 급락했고 한진칼 주주들은 큰 손실을 감수해야 했다”고 적었다. KCGI는 한진칼 주가에 대해 ‘폭락’이라는 표현을 쓰며 “델타항공이 총수 일가의 백기사로 경영권 방어를 돕기 위한 지분 투자라는 시장의 인식에 한진칼 주가가 급락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KCGI는 “델타항공과는 한진그룹 유휴 자산 매각 및 항공업에 대한 집중을 위해 협업이 매우 중요하다”면서도 “한국시장의 부정적 반응은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KCGI는 “특히 총수 일가 측과 묵시적 합의가 있다면 자본시장법 위반”이라고 설명했다.
KCGI는 델타항공을 상대로 △한진그룹 총수 일가의 각종 사건 진행상황에 대해 알고 있는지△한진그룹 계열사의 정기 주총 표 대결 경과에 대해 알고 있는지△한진칼 지분 취득의 진정한 의도는 무엇인지 질의했다.
이번 KCGI의 질의서를 두고 한 IB업계 관계자는 “KCGI가 주가가 급락하는 상황에서 시장 뿐 아니라 주주들이 제기하는 의문을 전달한 것”이라며 “일부 펀드가 손실 구간에 진입하고 있고 델타항공 등장에 추가 지분 매입은 실효성이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판단하고 이슈를 델타항공 쪽에 집중하는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강도원기자 theon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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