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034220)가 애플의 초고가 모니터 ‘프로 디스플레이 XDR’에 액정표시장치(LCD) 패널을 공급한다. 끝을 모르는 LCD 패널 가격 추락에 디스플레이 업체들은 고부가가치 IT 시장에서 활로를 찾는 모양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이 지난 3일 ‘WWDC 2019’에서 공개한 모니터 ‘프로 디스플레이 XDR’의 패널은 LG디스플레이가 공급한다. 32인치 크기에 6K 해상도를 갖춘 이 모니터는 4,999달러(약 587만 8,824원)라는 초고가로 유명해졌다. 여기에 들어가는 패널 또한 대당 1,500달러(176만 4,150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반 32인치 패널 대비 30배, 65인치 패널 대비 7배에 가까운 가격이다.
프로 디스플레이 XDR에 들어가는 LCD 패널은 576개의 미니 발광다이오드(LED) 백라이트를 촘촘하게 박았다. 이론상 LCD 패널은 소자 하나하나가 스스로 빛을 내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에 비해 명암비가 떨어진다. 하지만 패널을 여러 구획으로 나눠 구획마다 백라이트를 박으면 일반 LCD 패널보다 뛰어난 명암비를 구현할 수 있다. 애플이 “100만 대 1의 명암비, 최대 1,600니트의 밝기로 HDR 화질을 넘어선 XDR”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엔비디아가 에이서·ASUS와 함께 올 하반기 출시하는 지싱크(G-Sync) 모니터 또한 LG디스플레이 패널을 사용할 것으로 보인다. 27인치 크기, 4K 해상도에 프로 디스플레이 XDR과 같은 576개의 미니 LED 백라이트가 들어간다. LG디스플레이는 이외에도 LG전자, 델, MSI 등 다양한 제조사에서 출시하는 4K 이상 초고화질 게이밍 모니터에 패널을 공급한다.
최근 계속되는 LCD 패널 가격 하락에 LG디스플레이는 수익률이 높은 IT 시장에서 돌파구를 찾는 모양새다. 앞서 LG디스플레이는 1·4분기 컨퍼런스콜에서 “LCD 부문에서 IT 매출 비중이 TV를 넘어섰다”며 “기존 LCD 생산 라인을 IT와 커머셜 분야 위주의 수익성 높은 구조로 전환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IHS마킷에 따르면 1·4분기 LG디스플레이는 글로벌 IT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24%로 매출액 점유율 1위를 지키고 있다. /박효정기자 j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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