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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취향 맞게 알아서 척척..."자산관리, 이젠 로봇에 맡기세요"

[머니+]기지개 켜는 '로보 어드바이저'

금융위, 비대면 일임 금지 폐지 등 규제완화로 시장 활기

매매수수료 일반펀드의 20~30%...판매보수도 거의 없어

디셈버앤컴퍼니운용·NH투자證 등 관련상품 출시 잇달아

소액투자자도 20만원부터 이용 가능...고객 확충 기대도





증권가에도 핀테크 바람이 불고 있다. 주인공은 바로 로보 어드바이저다. 로보 어드바이저는 로봇을 의미하는 ‘로보(robo)’와 자문 전문가를 의미하는 ‘어드바이저(advisor)’가 합쳐진 말로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 등 IT 기술을 활용해 투자자가 입력한 투자성향 정보를 투자자에게 적합한 맞춤형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자동화 서비스다. 국내에는 2016년 초부터 도입되기 시작했지만 그동안 비대면 일임을 금지하는 규제로 인해 사실상 시장 확산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하지만 지난해 6월 금융위가 비대면 일임 규제를 폐지하고 이어 지난 3월에는 로보 어드바이저 비대면 일임 자기자본 요건을 기존 40억원에서 15억원으로 대폭 낮추면서 시장이 본격적으로 기지개를 켜고 있다.

가장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는 건 장벽이 사라진 로보 어드바이저 업계다. 규제로 인해 그간 증권사의 단순 자문역할에만 머무르던 로보 어드바이저 업계는 자체 상품을 내놓으며 선수로서 시장에 뛰어들었다. 로보 어드바이저 전문업체 디셈버앤컴퍼니자산운용은 지난달 17일 투자 일임계약은 물론 운용지시 등을 스마트폰으로 할 수 있는 앱 ‘핀트’를, 쿼터백자산운용은 같은 날 모바일 앱인 ‘쿼터백’을 출시했다. 디셈버앤컴퍼니자산운용의 자본금은 21억원, 쿼터백자산운용의 자본금은 30억원에 불과해 이전까지는 비대면 일임 규제가 폐지됐음에도 비대면 일임을 위한 자기자본 요건을 만족하지 못해 증권사에 더부살이를 해왔다.

그간 로보 어드바이저를 자문으로 활용하며 가능성을 확인한 금융투자사들도 로보 어드바이저의 전방위적인 도입에 나서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지난해 12월 모바일로 가입이 가능한 로보 어드바이저 일임 서비스(Wrap)를 출시했다. 이 상품은 로보 어드바이저가 고객 계좌별로 투자 목적과 성향에 맞게 자산 배분된 포트폴리오를 관리하고, 시장상황에 대응해 정기·수시 리밸런싱 운용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미래에셋대우는 지난해 8월 개인 투자자를 대상으로 AI와 빅데이터를 활용해 자산관리를 도와주는 서비스 ‘로보포트’를 출시했다. 고객이 로보포트 내 상품별 최소 가입금액을 확인한 후 온라인으로 자문 계약서비스에 가입하면 메시지를 통해 포트폴리오 자문을 실시간으로 받아 볼 수 있고, 주문도 할 수 있다. 이밖에 대신증권과 삼성증권, 키움증권 등이 로보 어드바이저를 활용한 자문을 진행하고 있다.

KB증권은 로보 어드바이저 단순 자문 활용에서 나아가 디셈버앤컴퍼니자산운용, 쿼터백 자산운용와 협업을 통해 이들이 지난달 내놓은 비대면 투자일임 로보 어드바이저서비스 앱에 자사의 계좌개설, 국내외 주식 주문, 환전 등의 증권거래 시스템과 로보어드바이저의 운용기능을 결합하는 방식으로 협업에 나섰다. 고객은 입력한 투자성향 정보를 바탕으로 로보어드바이저의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활용해 자산을 운용하는 서비스를 경험할 수 있다.



금융투자업체들이 앞다투어 로보 어드바이저 활용에 나서는 이유는 수수료 절감을 통해 확실한 상품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로보 어드바이저 일임의 경우, 매매수수료는 일반 펀드보다 20~30% 수준에 불과하고, 기존 펀드들이 갖는 유통 마진을 크게 줄여 판매 보수도 거의 없다. 게다가 증권계좌 개설부터 투자 상담, 펀드 가입 등 전체적인 솔루션을 로보 어드바이저를 활용해 모바일 상에서 모두 해결할 수 있어 더 편리하기까지 하다.

로보 어드바이저의 확대의 가장 큰 장점으로는 소액투자자도 낮은 비용으로 양질의 맞춤형 자산관리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점이 꼽힌다.

실제로 디셈버앤컴퍼니는 최소 20만원부터, 쿼터백자산운용은 50만원부터 투자일임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어 그간 자산가들로 한정됐던 로보 어드바이저 이용 계층을 크게 확대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로보 어드바이저는 기술을 기반으로 상대적으로 적은 자산에도 저렴한 비용으로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며 “자산 운용과 배분 과정에서도 데이터와 알고리즘을 활용해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오는 7월부터는 관련법 개정에 따라 로보 어드바이저의 적용영역이 펀드로도 확대되면서 시장이 더 빠르게 확대될 전망이다. KEB 하나은행 하이로보센터는 지난해 1조원 수준이었던 국내 로보 어드바이저 운용자산규모는 오는 2023년에는 25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고,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은 지난해 5,000억원 수준이었던 로보 어드바이저 시장이 3년 만인 오는 2021년에는 4배인 2조원 규모로 커질 것으로 분석했다./양사록기자 saro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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