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여신금융협회장 후보를 뽑기 위한 쇼트리스트 대상이 임유 전 여신금융협회 상무와 김주현 전 예금보험공사 사장, 정수진 전 하나카드 사장으로 압축됐다. 30일 여신협회는 이날 회장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투표를 통해 총 지원자 10명 가운데 3명을 후보군으로 선정했다.
임 전 상무는 한일리스 출신으로 골든브릿지증권 미주법인장을 지냈으며 노무현 정부 시절 청와대 행정관을 지냈다. 이 때문에 업계와 정치권에 발이 넓으며 민관 경험을 두루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 전 사장은 행정고시 25회로 지난 2009년에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 상임위원을 지낸 데 이어 금융위원회 사무처장을 역임했다. 2012년부터 2015년까지 예금보험공사 사장, 2016년부터 2018년까지는 우리금융지주 우리금융경영연구소 대표 등을 지냈다.
정 전 사장은 보람은행으로 입행한 뒤 하나은행 총괄부행장, 하나저축은행 및 하나카드 대표이사 등을 거쳤다.
차기 협회장 선거는 관 출신 1명과 민간 출신 2명 간의 대결로 압축됐다. 회추위는 다음 달 7일 회의를 열고 면접 및 투표 등을 거쳐 최종 추천 후보 1명을 선택한다. 이어 다음 달 중순 열리는 회원총회 투표를 거쳐 최종 확정된다.
전망은 엇갈린다. 관료 출신인 김 전 사장이 민간 출신 2명 간의 경쟁으로 표가 분산되면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당국도 관료 출신인 김 전 사장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코드가 맞는 데다 김 전 사장의 성향상 금융당국 입장에 반기를 들 가능성이 낮고 당국과 업계 간 조율사 역할도 잘해낼 수 있을 것이라는 점에서다. 반면 최근 카드노조가 관 출신 회장에 대한 반대를 공개 표명한 게 막판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일부에서는 임 전 상무 등이 막판 다크호스로 부상할 가능성도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민간 출신이면서 청와대 근무 경험이 있고, 카드 수수료 인하에 따른 실적보전 문제 등에 대해 업계 목소리를 제대로 낼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카드사 한 최고경영자(CEO)는 “1차 투표 때는 2표를 행사할 수 있어 관 출신 1명, 민간 출신 1명씩 뽑을 수 있었는데 최종 투표에서는 1표만 주어지기 때문에 셈법이 복잡해졌다”고 전했다. 2차 회추위에서는 최종 후보를 비밀투표로 선정하기 때문에 소위 ‘반란표’가 생겨 당국이 염두에 둔 후보가 탈락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는 것이다.
/김기혁기자 coldmet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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