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6년 첫 출시된 비비고 국물요리(국·탕·찌개)의 누적 판매량은 지난해 말 기준 1억개를 뛰어넘는다. 출시 3년 만에 HMR의 대표 제품인 ‘햇반컵반’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매출 1,000억원대 브랜드로 성장했다. CJ제일제당은 늘어나는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전용 라인을 한 개 더 증설한다. 오는 6월 추가 라인이 가동되면 비비고 국물요리의 연간 생산량은 1만톤에서 1만5,000톤으로 50%나 늘어나게 된다.
비비고 국물요리가 시장 1위 브랜드로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은 집에서 만든듯한 ‘정성’과 앞선 ‘기술력’으로 차별화를 더한 것이었다. 방진복을 입고 수차례 손 세척 과정을 거쳐 들어간 작업실에서는 작업자들이 삼삼오오 모여 고형물로 올려질 고기를 일일이 손으로 찢고 있었다. 육개장의 감칠맛을 좌우하는 육수는 12시간 가량 피를 뺀 고기를 2시간 동안 끓이는 과정을 통해 탄생한다. 김태형 식품연구소 HMR팀장은 “오랜 기간의 연구 끝에 감칠맛을 내는 아미노산이 가장 많이 나오는 조리 시간이 2시간인 것으로 확인했다”며 “고기는 높은 온도에서 가열하면 질겨지기 때문에 자체 개발한 전분류를 육수 추출 전 단계의 고기에 미리 재워둬 고기가 수축되는 것을 방지한다”고 설명했다.
야채의 식감에도 신경을 썼다. 고온에 가열되면 야채가 물러지는 것을 막기 위해 야채의 ‘골격’을 잡아주는 칼슘 용액으로 전처리를 한다. 또 가정간편식에 대한 불신을 해소하기 위해 계약재배를 한 파를 사용한다. 비비고 육개장에는 파, 토란대, 양지 등의 고형물 외에는 합성첨가물이 들어가지 않는다. 파이프를 통해 충전실로 이동한 국물은 고형물과 함께 포장지에 담긴다. 이후 멸균 처리를 통해 미생물이 발생하는 것을 막는다. 완성된 비비고 육개장을 만져보니 포장지를 뜯어서 바로 먹어도 될 정도로 따뜻했다.
CJ제일제당은 가정에서 맛볼 수 있는 외식형 메뉴를 지속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다. 오는 7월에는 집에서 쉽게 해먹기 어려웠던 순대국과 감자탕, 콩비지찌개 등 3종을 출시한다. 아울러 수출국도 확대할 방침이다. 이주은 HMR 상온마케팅담당 상무는 “현지인이 선호하는 식재료와 식문화를 반영한 전용 제품을 개발해 미국과 일본에 국한된 수출국을 점차 늘려가며 K-푸드 확산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논산=허세민기자 semin@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