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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LGD…화웨이 전략폰 'P30 프로'도 놓쳤다

중국 BOE에 밀려 벤더 탈락

애플 패널공급도 3분기 이후로

중소형 OLED 사업 '빨간불'





LG디스플레이가 최근 세계 3위 스마트폰 업체 중국 화웨이의 전략 스마트폰 ‘P30 프로’의 벤더에서 빠졌다. 시장에서는 중국의 BOE와 함께 공동 납품할 것으로 점쳤지만, LG디스플레이가 탈락한 것이다. 대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와 달리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중소형(9인치 이하) OLED 사업을 키워야 하는 LG디스플레이로서는 충격적인 결과다. 애플의 아이폰용 패널 공급이 올 하반기로 밀린 상황에서 화웨이에서도 BOE에 뒤지면서 중소형 OLED에서 후퇴하는 모양새다.

2일 업계와 외신 등에 따르면 화웨이가 지난 3월26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공개한 ‘P30 프로’의 플렉시블 OLED 패널을 BOE가 전량 공급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화웨이의 ‘P 시리즈’는 ‘P30’과 ‘P30 프로’로 나뉘는데 이번 결정으로 P30은 삼성디스플레이가, P30 프로는 BOE가 OLED 패널을 전담하는 것으로 정리됐다.

이번 결과가 의외인 것은 결정적 하자가 없으면 통상 납품 가격 협상 등을 고려해 모델에 따라 물량을 나눠주는 관행이 깨졌다는 점이다. 실제 P30 프로의 전 모델인 P20 프로는 BOE와 LG디스플레이가 같이 패널을 공급했다. LG전자를 빼면 이렇다 할 메이저 공급처가 없는 LG디스플레이로서는 난감한 상황이 됐다.



이미 전조는 있었다. 시장조사기관 IHS마킷에 따르면 지난해 화웨이에 대한 양사의 OLED 패널 공급 규모를 보면 4·4분기를 기점으로 역전됐다. BOE가 295만개로 LG디스플레이(115만개)를 너끈히 제쳤다. BOE의 공급 규모는 3·4분기 18만6,000개에서 무려 16배 폭증했다. 이와 관련해 정확한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지난해 하반기 불거졌던 화웨이의 스마트폰 스크린 결함과 연관이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시장에 나돌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LG디스플레이가 지난해 화웨이에 납품을 시작하면서 중소형 OLED 드라이브를 거는 상황이었다”며 “애플과 삼성전자에 OLED 패널을 공급하기 어려운 마당에 화웨이에서도 자리를 못 잡을 경우 앞으로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회사 내부의 위기감도 상당하다는 전언이다. 한상범 부회장은 기회가 날 때마다 “올해 중소형 OLED 사업 확대에 나서겠다”고 밝혀왔지만 눈에 띄는 성과가 없다. 최근에는 구글의 스마트폰 픽셀 시리즈인 ‘픽셀3’와 ‘픽셀3XL’에서도 LG 패널이 삼성으로 대체됐다.

스마트폰 시장이 침체국면인 것도 악재다. 시장조사 업체 IDC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은 전년 대비 4.1% 감소한 14억400만대, 올해는 이보다 더 줄어든 13억9,400만대가 예상된다. 스마트폰 시장이 둔화되면 될수록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거래선을 바꾸기는 더 어려워진다. 지난해 4·4분기로 예상됐던 아이폰용 패널 공급은 올해 3·4분기 이후로 밀릴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BOE가 플렉시블 OLED 패널 공급물량을 빠르게 증가시키고 있고 하반기 아이폰용으로 공급될 패널 가격도 전작 대비 10~20% 인하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업계의 한 임원은 “OLED TV로 잘 나가고 있는 대형 OLED만으로는 주력사업인 액정표시장치(LCD) 사업 구조조정에 나선 LG디스플레이의 미래 성장에 한계가 불가피하다”며 “반전의 모멘텀 마련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LG디스플레이 측은 “화웨이의 P30 프로 초도 물량을 받지는 못했다”면서도 “납품을 위해 추가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상훈기자 shle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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