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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임 피하자”회계법인도 디지털포렌식 바람

신외감법 도입에 '감사대란'

자체조직 꾸리고 업무제휴 분주

IT업체 특화서비스도 내놔





감사보고서 제출 지연·감사 비적정 의견 상장사가 속출하는 등 ‘감사 대란’이 현실화하고 있는 가운데 디지털 포렌식 서비스를 도입하는 회계법인이 늘고 있다. 회계법인 입장에서는 디지털 포렌식 도입이 법적 책임을 피하고 효율적으로 업무를 수행하는 데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이에 맞춰 관련 기술을 보유한 IT업체들은 회계법인 특화서비스를 내놓고 있다.

3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BDO성도이현회계법인은 최근 디지털 포렌식 전문기업 프론테오와 ‘디지털 포렌식 기반 회계부정조사를 위한 업무제휴(MOU)’를 맺었다. 지난달에는 대주회계법인이 또 다른 디지털 포렌식 전문기업 행복마루컨설팅과 디지털 포렌식 도입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디지털 포렌식은 PC나 노트북, 휴대폰 등 각종 저장매체 또는 온라인상에 남아 있는 각종 디지털 정보를 분석해 범죄 단서를 찾는 수사기법이다. 이 기법을 활용하면 기업 내부감사와 회계감사에서 직원 개인의 부정과 매출채권 거래 등 민감한 부분에 대한 정밀 감사가 가능하지만, 비용문제로 인해 일찌감치 자체 디지털 포렌식 조직을 꾸린 4대 회계법인을 제외한 중소형 회계법인들은 그간 디지털 포렌식에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감사인에게 회계 부정 발생의 책임을 묻는 신외감법 도입으로 상황이 급변했다. 감사인이 예년보다 철저한 감사에 나서면서 감사보고서 제출이 지연되거나 감사 비적정 의견을 받은 기업이 크게 늘자 중소형 회계법인도 디지털 포렌식을 미룰 수 없게 된 것.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한 달간 감사보고서를 제때 제출하지 못해 감사보고서 지연 제출 공시를 한 상장사는 지난해 같은 기간(26개사)의 2.3배인 총 60곳(코스피 19곳·코스닥 41곳 )이었으며, 감사 비적정 의견을 받은 곳도 38곳에 달했다.

한재현 행복마루컨설팅 이사는 “국내 회계법인 전반적으로 디지털 포렌식에 대한 인식이 크지 않았는데, 신외감법 도입으로 문의가 많아지고 있다”며 “중소형 회계법인 몇 곳과도 논의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디지털 포렌식 전문기업 한컴지엠디 관계자는 “대기업의 경우 회계감사를 위해 직접 포렌식 솔루션을 도입하거나 로펌·회계법인을 통해 디지털 포렌식 의뢰를 하는데 최근 빈도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관련 업체들은 때아닌 호황에 회계법인을 위한 특화서비스까지 출시했다. 소프트웨어업체 더존비즈온은 최근 기업용 내부회계관리제도 시스템 ‘DICS’을 내놨고, 프론테오는 지난달 중소형 회계법인을 대상으로 한 ‘재감사 포렌식 서비스’를 출시했다. /양사록기자 saro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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