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예측이 잘 맞는다면 투자에 성공하는 것은 손쉬운 일이 된다. 하지만 순수한 예측만을 놓고 말하자면 누구도 다른 사람보다 높은 확률로 정답을 맞힐 수는 없다. 공부를 하지 않은 채 사지선다형의 답을 찍으면 누구나 25%만 맞힌다는 것이다. 남보다 더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거나 동일한 정보라도 더 논리적으로 분석할 수 있다면 투자에 성공할 확률이 높아질 수 있다. 그러나 시장에서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누구도 더 많은 정보를 얻는 것이 어려워지고 남들보다 더 정확한 분석을 한다고 자신할 수도 없게 된다. 특히 근래 들어서는 기업에서 흘러나온 투자 관련 정보를 소수가 독점하는 것을 불공정한 행위로 보는 시각이 우세해지고 있다. 나만 아는 정보가 원천적으로 줄어들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이다.
여기까지 보면 투자할 때 성공 확률을 높일 방법은 모두 막혀 있고 투자는 운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는 도박 같은 것이라고 여길 수도 있다. 하지만 투자의 성공 확률을 높이기 위한 방법은 분명히 있다. 먼저 남들보다 더 많은 정보를 얻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야 한다. 스스로 발로 뛰어 얻은 정보는 절대로 부정하게 취득한 것이 아니다. 예를 들어 펀드매니저는 주식 차트만 보는 것이 아니라 투자한 기업을 방문해 주가에 영향을 미칠 정보를 조금이라도 더 얻고자 많은 시간을 쏟는다. 같은 정보를 갖고 결과를 더 정확히 예측할 수 있는 능력을 단련하는 것도 투자 성공의 확률을 높이는 한 방법이 된다. 만약 기업을 직접 탐방할 시간이 없거나 정보를 분석할 능력이 부족한 일반투자자라면 약간의 보수를 내더라도 이런 일을 위임하는 간접투자가 낫다.
투자 성공의 확률을 높이기 위한 또 다른 중요한 방법은 철학과 원칙을 갖는 것이다. 오를 것 같다고 사고 내릴 것 같다고 판다면 매우 자의적인 투자가 된다. 원칙 없이 감정적으로 매매하다 보면 결국 투자자 스스로 혼란에 빠질 수밖에 없다. 반면 원칙을 세워둔 투자자는 흔들리지 않는 기준으로 매매한다. 투자의 결과는 어느 쪽이 좋을지 아무도 모른다. 오히려 즉흥적인 감정으로 투자한 쪽이 더 좋은 성적을 거둘 때도 있을 것이다. 문제는 그런 투자는 성공한다 하더라도 축적된 경험이 생기지 않는다는 것이다. 원칙을 갖고 투자했다면 비록 뼈아픈 실패를 하더라도 그 원인을 복기하는 과정을 통해 적어도 실패의 경험을 얻는다. 이후에 다시 투자할 때는 같은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게 된다.
결국 철학이 있는 투자는 오랜 시간이 지나면 축적된 노하우를 얻게 되며 투자의 전략은 단점을 제거해가면서 가다듬어진다. 투자의 명가는 이런 과정을 통해 탄생한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